2008년 K리그는 수원 블루윙즈 세상이었다. 수원은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통합 챔피언에 오르며 K리그에 '수원 천하'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후 수원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우승 멤버가 많이 떠났다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추락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2009년 정규리그 10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0년 정규리그에서는 7위에 머물며 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년 동안 수원에는 풀리지 않는 딜레마가 있었다. K리그 최고의 멤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성적이 나지 않는 딜레마였다. 2009년 당시에도 우승 멤버가 많이 떠났지만 다른 K리그 클럽들과 비교해서 뒤떨어지는 스쿼드가 아니었다. 2010 시즌 역시 수원은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자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위권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전통의 명가' 수원은 그렇게 딜레마에 빠진 채 치욕의 2년을 보냈다.
2011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윤성효 수원 감독이 수원을 괴롭히던 그 딜레마를 풀겠다고 선언했다. 스타들은 많지만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없었던 수원. 윤성효 감독이 제각각 흩어져있던 스타들의 힘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 수원 감독으로 부임해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일이다. 올 시즌은 처음부터 시작해 더욱 자신감을 갖고 수원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스타들을 하나로 묶는 힘. 바로 '희생'이었다. 21일 수원의 전지훈련장인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윤성효 감독은 "2008년 우승 후 멤버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냈다고 나 역시 생각하고 있다. 감독도 바뀌었고 우승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이 갖춰야 할 모범적인 생각이 있다. 우리 선수들 모두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며 희생을 강조했다.
이어 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개개인을 떠나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한다면 좋아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축구를 할 것이다. 예전에는 몇몇 선수에 기대는 형편이었는데 이제는 모든 선수들이 소중하다. 팀워크와 조직력을 잘 만들고 있다. 물론 본인의 희생이 뒤따라야만 한다. 올 시즌 특히 희생에 대해 많이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들이 즐비하다고 해서 모두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우승을 위해 좋은 조건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 스타들을 사들이는 것은 돈만 있으면 어느 클럽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스타들을 얼마나 잘 조화시켜 응집된 힘을 발휘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일을 해내는 것이 바로 감독의 역량이자 리더십이다.
수원은 지난 2년 동안 스타의 껍데기에만 치중하며 몰락한 경험이 있다. 2011 시즌 수원은 여전히 K리그 최강의 멤버를 자랑한다. 이에 더해 수원은 뼈아픈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희생과 헌신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진짜 수원의 모습, 스타들이 하나된 강력한 힘을 선보이려 한다. 윤성효 감독이 지휘봉을 들고 그 선봉에 선다.
조이뉴스24 남해=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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