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합! 으합!'
괴성을 지르며 무서울 정도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김현수(두산)다.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도 김현수는 발군의 체력과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21일 밤 7시. 미야자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두산의 야수진은 고된 하루 훈련을 끝내고 저녁 식사 후 곧바로 선수단 숙소 테니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간 배팅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배트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 하루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야간훈련장으로 이동했다.
밤만 되면 특히 김현수의 힘이 확연히 드러난다. 다른 선수들의 배팅스피드와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팀내에서 그를 당해낼 자가 없다.
두산 베어스의 훈련일정은 빡빡하다. 타격, 수비, 주루 등 짜여진 스케줄대로 이어지는 훈련코스를 소화하고 나면 선수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싹 사라진다.
아침 일찍부터 쉴 틈 없이 이어진 훈련 탓에 다른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김현수는 오히려 더욱 의욕에 불타오르며 송재박 코치가 던져준 볼에 배트를 힘차게 휘둘렀다. 전력을 다해 휘두르는 김현수의 배트가 공을 맞히는 소리는 미야자키 외곽 숲속까지 울려퍼졌다. 공이 쪼개질 듯한 느낌이다.
김현수의 야간 배팅 특훈 때 대비되는 대목은 고참 선수들과 군전역 및 신예선수들과의 파워. 이들은 야간훈련만 되면 체력적으로 지쳐 힘들어 한다. 기존 주전급 선수들도 하루종일 뛰고 구른 탓에 집중력이 저하되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김현수는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오히려 농담까지 던지면서 여유를 부린다. '철인'이라는 별명이 실감나는 장면이다.
게다가 8시가 넘어 야간훈련이 끝나도 김현수는 방에 돌아가지 않는다. 숙소 주차장으로 후배 선수들을 불러모아 다시 배트를 휘두른다. 와중에 배팅법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10시가 넘어서야 김현수는 방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김현수의 체력과 파워는 그야말로 '곰들의 왕'이다.
조이뉴스24 미야자키(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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