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조광래(57) 감독은 지난 5일 광주FC-대구FC의 K리그 개막전을 찾아 관전하던 중 취재진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조 감독은 "대표팀이 된 다음에 우쭐해져서 자기가 대단한 선수인마냥 착각하는 이들이 있더라.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런 선수를 봤다. 대한축구협회 김주성 국제부장하고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동감하더라"라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의 부정적인 시선에 든 선수는 두 명으로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조 감독은 "기량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는다면 대표 자격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대표팀에서 강하고도 올곧은 정신력은 기본이라는 것이 조 감독의 판단이다.
마침 다음날(6일) 일본에서는 이천수(30, 오미야 아르디쟈)가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J리그 개막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날아올랐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아크 근처에서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얻어낸 인상적인 것이었다.
지난 시즌 일본에 정착해 나름대로 기량의 안정감을 되찾은 이천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표팀에 다시 한 번 승선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의욕에 불타 있다.
그 동안 이천수는 기량은 훌륭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지난 2009 시즌에는 심판을 향해 손가락 욕설로 물의를 빚었고 개인적인 금전문제로 곤란을 겪기도 했다. 돌고 돌아 지난해 일본 무대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천수를 잘 아는 K리그 동료는 "(이)천수는 지난 겨울 개인 문제를 정리하는데 집중했다. 주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훈련에 매진했고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이 마지막 과제이자 꿈이라는 말을 종종 했다. 누구보다 올 시즌 활약에 대한 목마름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희망은 꽤 있는 편이다. 이천수가 두 골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들은 조광래 감독은 8일 "이천수가 계속 좋은 활약을 한다면 대표팀에 올 수도 있다. 대표팀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라며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기량뿐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도 완벽해야 한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조 감독이 언급한 '다른 부문'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모 기술위원은 "대표선수 선발 원칙에는 기량뿐 아니라 팀을 융화시키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먼저 고려된다. 이천수에게 그런 것을 요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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