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재기의 신호탄인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타이거 우즈의 얼굴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14일 벌어진 캐딜락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내며 예전 자신의 기량을 선보인 것이다.
물론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0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3라운드까지 그럭저럭 중위권을 유지하다 마지막날 선전으로 겨우 톱10에 발을 걸친 것이다.
그래도 이날 우즈의 라운딩은 의미가 컸다. PGA 투어 경기에서 톱10에 든 게 지난 해 US 오픈 이후 처음. 6언더파로 66타를 친 건 두바이 클래식 2라운드 이후 처음이고 PGA 투어 무대에서는 지난해 9월 도이치뱅크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65타를 친 이후 최저타다.
우즈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모든 게 좋아지고 있다"며 다음 달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매스터스 준비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고무적이었던 건 그동안 우즈답지 않았던 쇼트 게임 능력이 돌아올 기미를 보였다는 점이다.
우즈는 이날 18홀을 도는 동안 퍼팅 25번만을 기록했다. 물론 그린 적중률이 낮은 상태에서 퍼팅만 좋아졌다면 큰 의미를 둘 이유가 없지만 그린 적중률도 수준급인 상황에서 퍼팅 수가 줄었다는 점은 그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캐달락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동반 라운드를 한 선수 중 한 명은 월드골프 챔피언십 매치플레이에서 우즈를 탈락시켰던 토마스 비욘. 그는 "매치플레이 때에는 쇼트게임이 흔들린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이날은 퍼팅도 잘했으며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라운드 잘 했다고 해서 그의 부활을 장담할 수는 없다.
우즈의 전 코치 부치 하먼은 "그는 결코 2부 리그 선수가 아닌 타이거 우즈"라며 "여전히 기복이 심하다"고 말했다. 수준급 플레이를 펼치지만 우즈의 명성과 실력을 생각하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즈는 15일과 16일에는 타비스톡컵에 출전한다. 우즈가 사는 플로리다 인근 네 개 골프 클럽이 여섯 명씩 팀을 이뤄 경쟁하는 클럽 대항전에 나가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우즈의 안방코스인 아일워스에서 벌어진다.
부치 하몬은 "만약 우즈가 아일워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정말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비해 우즈는 이 대회 출전에 대해 "아주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코스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과연 우즈가 재기의 실마리를 잡은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우즈는 캐딜락 챔피언십 대회 도중 다시 퍼터를 바꿨다. 우즈는 프로에 데뷔해 나이키와 용품 계약을 맺은 뒤 클럽을 타이틀리스트에서 나이키로 바꿨지만 퍼터만은 타이틀리스트에서 만드는 스카티 카메론을 고집했다.
메이저타이틀 14개 가운데 13개가 그 퍼터로 따낸 것. 우즈는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에서 나이키 메소드로 바꿨다가 지난해 12월 셰브론 월드첼린지에서 다시 스카티 카메론을 사용했다.
하지만 우즈는 캐딜락챔피언십 3라운드부터 다시 나이키 메소드로 퍼터를 바꿨다. 우즈는 "훈련 때 메소드를 사용해 손에 익었으며 특히 그린스피드가 느린 곳에서는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알링턴=김홍식특파원 di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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