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20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 시범경기 단독 1위까지 확정짓고 그 분위기는 물이 올랐다. 패기 넘치는 양승호 신임 감독도 '80승'을 선언하면서 야심차게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전력은 투타 모두 안정적이다. 선발진에서는 걱정이었던 브라이언 코리가 시범경기 0.9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고, 사도스키는 이미 지난 시즌 검증을 받았다. 송승준, 장원준, 이재곤도 토종선발로서 충분한 기량을 갖춘 재원들이다. 계투진이 관건이지만, 김사율의 발전과 고원준의 합류로 무게감이 달라졌다. 타선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리그 최강이다.
그런데 롯데의 전력 중 아쉬운 대목이 있다. 바로 '원조에이스' 손민한과 '풍운아' 최향남이다.
손민한은 1997년 입단해 2000년대 롯데를 홀로 이끌다시피 한 간판 투수. 하지만 2009 시즌 어깨 통증 후 수술을 받고 고난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재활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 시범경기서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듯 했지만, 26일 삼성전에서 투구동작 중 다시 어깨통증이 발생해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사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 후 손민한의 은퇴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다. 모 관계자는 '어떻게 은퇴식을 치러줘야 하냐'는 구체적 고민까지 언급하면서 현실적으로 손민한의 부활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하지만 손민한은 포기하지 않았고, 꾸준한 재활 트레이닝 끝에 시범경기에 등판해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와중에 다시 발생한 어깨통증은 심상치가 않다.
손민한은 지난 27일 팀 출정식 때 "몇 승을 올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부상탈출이 목표"라고 했다. 그만큼 통증재발에 대한 걱정이 크다.
올 시즌 롯데로 컴백한 최향남도 구단 측이나 팬들로서는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2008 시즌 후 해외리그 도전을 선언하며 2년간 외유했던 최향남은 도전에 실패하고 연봉 7천만원에 롯데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흔줄에 접어든 나이에 예전의 구위를 되찾기는 쉽지가 않다. 현재로서는 투구밸런스를 되찾지 못해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향남은 "올 시즌은 내게 또 다른 도전의 연속이다. 올해 못하면 사실상 현역 생활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손민한과 최향남이 구위를 회복해 마운드에 합류한다면 양승호 감독은 이보다 더 전력에 보탬이 되는 '천군만마'가 없다.
다만, 이들에게 올 시즌은 현역 은퇴의 기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민한과 최향남은 2011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팬들은 그들의 부활 피칭을 고대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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