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절묘한 시점에서 터진 시즌 10호골이었다. 몸값을 높이기에도 더없이 좋았다.
박주영(AS모나코)은 3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리그1 29라운드 아를 아비뇽과 원정 경기에서 1골을 터뜨리며 시즌 10호골을 기록했다. 아홉수에서 벗어나면서 프랑스 진출 후 첫 두자릿수 골을 기록함과 동시에 팀도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지난달 21일 AS낭시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10호골 기회를 놓친 바 있어 박주영은 위축될 법했지만 자신감은 충분했다. 낭시전 후 25일 온두라스와의 A매치에 소집돼 헤딩골을 터뜨리며 골맛을 본 뒤 돌아가 얻어낸 득점이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골 넣는 과정도 훌륭했다. 후반 21분 모나코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페헤이라 다 실바 아드리아누가 크로스한 것을 뒤로 넘어지며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2008~2009 시즌 프랑스에 진출한 박주영은 유럽 리그에 진출한 한국인으로는 차범근, 설기현에 이어 세 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리 득점 기록자가 됐다. 2008~2009 시즌 5골, 지난 시즌 9골을 기록하며 계속 상승세다.
박주영의 10호골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최근 박주영은 같은 리그의 파리 생제르맹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볼턴 원러더스 등으로의 이적설이 끊임없이 터지는 등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태풍으로 떠올랐다.
유럽에서도 빅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두 자릿수 골이 이적리스트에 오를 수 있는 표준 지표와 같다. 유럽 사정에 밝은 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는 "빅리그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려면 기록으로 사로잡아야 한다. 박주영은 경기력이나 기록 모두 조건을 충족시킨다. 골은 더 많으면 좋을 것"이라며 이적 가능성이 충분함을 설명했다.
팀 사정이 강등권을 헤매고 있는 것도 이적설을 한 몫 거들고 있다. 모나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박주영과 환상 호흡을 자랑했던 네네가 팀을 떠나는 등 전력 출혈이 있었다. 현재 아슬아슬한 강등권에서 탈출한다 해도 박주영의 인지도가 높아진 이상 잔류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변수가 있지만 기량 절정의 시기에서 찾아온 빅리그 이적 기회라는 점에서 박주영은 더욱 분발이 요구된다. 시즌 8경기가 남은 만큼 충분히 골을 더 넣을 수 있다. 팀을 강등권에서 끌어올리면서 자신의 골도 늘리는 것이야말로 일석이조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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