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대전 시티즌의 돌풍이 매섭다. 2011 K리그가 개막하기 전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대전을 최약체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대전은 현재 정규리그서 3승3무, 승점 12점으로 당당히 3위에 올라 있다.
대전의 돌풍, 수비축구의 힘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승점을 챙기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전술이 바로 수비축구다. 왕선재 대전 감독은 약팀이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비축구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힘이 대전을 K리그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다.
20일 성남과의 컵대회(2군 위주로 나선 대전은 0-1로 패했다)가 끝난 후 만난 왕선재 감독은 '대전의 수비축구론'을 피력했다. 얇은 선수층을 가진 현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택한 수비축구. 왕선재 감독은 대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수비축구라 했고 대전의 수비축구는 곧 실리축구라고 강조했다.
왕 감독은 "얇은 선수층이라는 현실에 맞게 팀을 운영해야만 한다. 전반과 후반 초반까지 수비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한 후 후반 20분이 지나면 공격적으로 해서 승점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후반에 승부를 거는 실리축구로 갈 것이다. 대전이 승점을 얻기 위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다"며 수비축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전했다.
이어 왕 감독은 "전술은 선수들을 잘 활용해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대전은 대전에 맞는 옷을 입은 것이다. 수비만 안정되면 골은 언제나 들어가게 돼 있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경기를 하는 것과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 경기를 하는 것은 내용이 다르다. 대전에는 박은호와 박성호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며 수비축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왕선재 감독이 대전에 수비축구의 옷을 입힌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지난 시즌의 뼈아픈 경험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왕선재 감독은 팬들이 즐거워할 만한 공격축구를 시도해봤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경기내용은 만족스러웠지만 대전은 지난 시즌 리그 13위로 마무리지었다.
왕 감독은 "작년에 공격 위주로 경기를 해봤다. 아기자기한 패스를 시도하며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내용은 좋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데 성적이 따라와주지 않았다. 우리 팀 현실에서 공격 축구로 이길 수 있는 팀이 없다는 것을 작년에 느꼈다"고 말했다.
왕선재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상적인 수비축구를 내세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왕 감독은 "지금 분위기로 5월말까지만 버텨준다면 시민구단의 큰 꿈인 6강을 달성해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눠보고 싶다"며 6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왕선재 감독이 말하는 '대전의 수비축구론'. 대전이 숨을 쉴 수 있게 만드는 '생존형 수비축구'라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성남=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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