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7이닝 무실점 쾌투 '첫승', 이승엽은 3G 연속안타

[권기범기자]오릭스의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7이닝 무실점 쾌투로 화끈하게 일본 무대 첫승을 신고했다. 이승엽은 3게임 연속 안타를 치며 선제 결승 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박찬호의 첫승을 도왔다.

박찬호는 2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7회까지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108구를 뿌렸고, 직구 최고구속은 146km를 찍었다.

6번타자 1루수로 출장한 이승엽은 3타수 1안타를 기록,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안타를 치고나간 후에는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팀의 첫 득점을 올리는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오릭스는 앞선 니혼햄과의 주중 3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시즌 성적 2승 6패 1무로 퍼시픽리그 최하위로 주저앉은 상황. 박찬호는 팀 연패를 끊기 위한 특명을 부여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도 일본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15일 라쿠텐전에서 6.2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쓴 아쉬움을 털어내야 했다.

박찬호는 무실점 피칭을 했지만 초반에는 주자를 계속 내보내 다소 불안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주자를 내보낸 후 집중력을 높이면서 매번 위기서 벗어나는 노련미가 돋보였다.

박찬호는 1회초 1사 후 구리야마와 나카지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첫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나카무라를 내야 뜬공, 페르난데스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무사히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초에도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1사 2, 3루의 계속된 위기에 몰렸으나 아키야마를 2루 땅볼(홈송구 3루주자 아웃), 가타오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점수를 내주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3회초와 4회초에도 각각 볼넷과 2루타로 주자를 한 명씩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요리해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중반 이후 안정을 찾은 박찬호는 5회초와 6회초를 잇달아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물오른 피칭을 과시했다. 6회까지 투구수가 89개에 그치자 계투진 불안에 시달리는 팀을 위해 박찬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볼넷 1개를 내준 뒤 삼자범퇴로 이닝을 잘 마무리지었다.

박찬호가 역투하는 동안 타선도 힘을 냈다. 특히 '코리안메이트' 이승엽은 재치있는 홈쇄도로 선취득점을 올려 박찬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이승엽은 2회말 무사 1루의 첫타석서 우중간을 꿰뚫는 깔끔한 안타로 출루한 뒤 발데리스의 번트, 대타 이토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야마자키의 짧은 중견수 플라이 때 주저없이 리터치해 홈으로 뛰었고, 전력질주로 선취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이승엽은 3회말 2사 1루 두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플라이, 6회말 2사 후에는 삼진으로 물러나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시즌 타율은 1할5푼6리로 조금 올라갔다.

오릭스는 3회말 기타가와의 1타점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려 박찬호가 승리투수로 가는 길을 닦아줬다. 박찬호가 물러난 다음에는 히라노와 기시다가 이어던지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내 세이부를 영봉시켰다.

박찬호의 역투에 힘입어 3연패를 끊은 오릭스는 3승1무6패가 돼 세이부(3승6패)와 동률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