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2011 시즌을 맞은 고영민(두산). 아직까지 팀내 입지가 불안하다. 시즌 초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분위기.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 조만간 기회를 줄 생각이다. 고영민으로서는 그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고영민은 올 시즌 25일 현재 16경기 출전해 20타석 16타수 4안타 4볼넷, 타율 2할5푼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타석수에서 알 수 있듯 경기 후반 대타나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교체투입되면서 내야 백업멤버로 전락한 상황이다. 지난 2일 LG와의 개막전부터 다섯 차례 정도는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이후 덕아웃을 지키는 신세가 됐다.
고영민에게 지난 두 시즌은 악몽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쾌거의 일원으로 '국가대표 2루수'로 공인받았지만, 2009 시즌부터 부상 및 부진에 빠지면서 분루를 삼켰다. 때문에 고영민은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서 독하게 마음을 먹고 구슬땀을 흘렸다. 당시 고영민은 "2년간 군대를 다녀왔다고 생각하겠다"고 농담삼아 지난 두 시즌의 부진을 웃어넘겼지만, 편치않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는 "올해는 반드시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팀내 포지션 경쟁자인 오재원이 개막 후 17경기서 62타수 19안타 6타점 6도루 타율 3할6리로 제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고영민으로서는 그를 뛰어넘는 기량이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올 시즌도 '불완전연소'할 수밖에 없다.
최근 김경문 감독은 "(고)영민이가 또 담이 왔었다. 1년에 몇 번씩 그래서 출전 못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느냐"며 "그 상황에서 (오)재원이가 잘 해버리니, 어쩌겠느냐"고 고영민의 기용이 적어진 까닭을 설명했다.
다행인 점은 김경문 감독이 고영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영민이가 속이 많이 상할 것이다. 지금은 기다려야 한다. 재원이가 그 이상을 해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하지만 올해 준비를 잘했고 열심히 하고 있다. 분명 기회를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김 감독은 고영민의 묵묵하고 성실한 태도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 개막 후 백업멤버가 된 사실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내색없이 열심히 훈련을 하는 모습이 대견한 것이다. 김 감독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표시를 안내고 열심히, 묵묵히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분명 고영민은 현 시점에서는 두산의 주전멤버가 아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고영민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 조만간 기회를 다시 줘볼 참이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고영민은 '부활'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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