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오릭스의 '코리안 특급' 박찬호(38)가 일본 진출 세번째 경기만에 완투를 하는 저력을 보여줬으나 아쉬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승엽(35)은 무안타 침묵했다.
박찬호는 29일 크리넥스스타디움 미야기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시즌 4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8회까지 혼자 마운드를 책임지며 3실점 완투를 했다. 32타자를 상대하며 총 110개의 공을 던졌고, 안타 9개를 내줬으나 볼넷 하나도 없이 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깔끔한 피칭 내용이었다.
이렇게 호투를 해줬으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오릭스가 1-3으로 패해 박찬호는 시즌 2패(1승)를 떠안았다.
이로써 박찬호는 3차례 시즌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15일 경기에서도 라쿠텐을 만나 6.2이닝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고, 22일 세이부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완벽 피칭으로 첫 승을 따낸 바 있다. 이어 이날은 완투까지 하며 오릭스 선발 마운드의 기둥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는 총 9피안타 가운데 2회말에만 집중적으로 5안타를 맞으며 3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또한 심각한 타격 침체에 빠져 있는 오릭스 타선은 지원사격을 해주지 못해 박찬호의 어깨를 더욱 힘들게 했다. 오릭스는 0-3으로 끌려가다 8회초에야 2안타와 상대 실책에 편승해 겨우 한 점을 만회했을 뿐이다.
박찬호는 1회말 2사 후 뎃페이에게 내야안타로 첫 출루를 허용했다. 자신에게 날아온 땅볼 타구에 글러브를 갖다댔으나 3루쪽으로 튕겨나가며 내준 안타. 그래도 야마사키를 2루 땅볼 처리하며 첫 이닝을 잘 마쳤다.
2회말에 박찬호는 급격히 흔들렸다. 1사 후 6번 이와무라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것이 시작. 제구가 잘 안돼 공이 높게 형성되거나 가운데로 몰려 9번타자까지 4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톱타자 마쓰이를 1루 땅볼 유도했고, 1루수 이승엽이 재빠른 홈송구로 투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히지리사와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뎃페이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지만 3점이나 내준 힘들고도 긴 이닝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베테랑답게 3회부터 박찬호가 다시 안정을 찾은 것. 3회, 5회, 7회는 3자범퇴로 간단히 끝냈고 4회, 6회에는 안타 하나씩을 내줬지만 후속타를 잘 틀어막았다. 3~7회까지 내준 두 개의 안타도 모두 내야안타로, 단 하나의 타구도 외야로 내보내지 않으며 쾌투를 이어갔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사 후 뎃페이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외에는 나머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막아내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박찬호는 첫 등판 때 홈런 포함 3안타를 내줬던 톱타자 마쓰이를 이날 두번째 만나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시켰고, 역시 2안타를 허용했던 4번타자 야마사키도 4타수 무안타로 틀어막음으로써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한편, 6번타자 1루수로 출전한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도 박찬호의 도우미가 돼주지 못했다. 4차례 타석에서 모두 라쿠텐 선발 다나카를 상대했으나 안타 하나 쳐내지 못했다. 2회에는 유격수 플라이, 4회에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7회에는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좌중간으로 날려보냈으나 좌익수에게 잡혔다. 9회 무사 2루의 추격 기회에서 투수 땅볼 아웃되며 이날 타격을 끝냈다.
오릭스 타선은 라쿠텐 선발 다나카로부터 6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치며 1점만을 내 무기력한 모습을 되풀이했다. 다나카는 박찬호와의 두번째 맞대결에서 완투승을 따내며 시즌 처음 홈구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지진 피해로 낙담해 있는 연고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