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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명]추신수, 떨꿨던 고개 들고 홈런 타구를 봐라


[석명기자]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음주 운전 소식이 야구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줬다.

추신수가 지난 2일 새벽(현지시간)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는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평소 성실한 태도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한데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왔는지 잘 알려져 있어 추신수의 이번 음주 파문은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미 음주 운전의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추신수에게 비난의 화살 하나를 더 쏠 생각은 없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동영상에서 추신수는 잘 나가는 현역 메이저리거로선 볼썽 사납게 경찰에게 적발돼 길에서 음주 테스트를 당하고 수갑을 차는 부끄러운 모습까지 보여줬다. 사건 후 그는 클리블랜드 동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 했고, 법을 위반했으므로 당연히 벌금 등 잘못에 대한 처분을 받게 될 것이다.

추신수가 도대체 왜 그랬을까 따져보는 것도 지금은 무의미해 보인다. 어떤 이유로 해서 술을 마셨는지, 또 술을 마시고도 왜 운전대를 잡는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하는 것들은 이미 지나간 일이 돼버렸다.

매니 액타 클리블랜드 감독이 말했듯 "추신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고 중요한 것은 "뉘우치고 배워야" 하는 것이다. 즉,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선수와 술에 얽힌 일화는 많다. 모 선수는 밤새 과음해 몽롱한 채로 경기에 나서 사이클링 히트를 쳤다더라, 모모 선수는 아침까지 술을 먹고 곧바로 야구장으로 와서 선발 등판을 했다더라, 모모모 선수는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마자 화장실로 쫓아가 밤새 먹은 술을 토했다더라 등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이렇게 개인적인 차원에서 빚어진 술로 인한 사고(?)는 그저 '전설'처럼 남아 좋은 화젯거리가 되곤 한다.

하지만 음주 운전이라든지, 음주 폭행이라든지 사회적 물의를 동반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해진 선을 넘어선 행동에는 엄중한 책임이 따르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줬던 수많은 팬들의 싸늘한 시선도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해서 팬들과 멀어진 선수 또한 여럿 목격한 바 있다.

그런데, '추신수'이기 때문에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뭔가 차원이 다르게 이번 음주 운전 파문이 와닿는 듯하다. 한때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여러 손가락을 꼽아야 했으나, 지금은 추신수밖에 남아 있지 않다. 추신수의 현재 위상은 그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세계 각국 출신 선수 중 한 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라는 상징성이 있다.

추신수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뛸 때 스스로도 이런 점에 대한 강한 자긍심을 드러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심정이 어떤지 수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지금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박찬호(오릭스)가 한국인 메이저리거 개척자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때의 일이다. 당시 박찬호로 인해 국내 여러 언론사들은 미국 현지로 특파원을 파견했고, 박찬호는 이들과 개인적인 유대를 많이 나눴다. 특파원들의 전언에 의하면, 박찬호는 이런저런 술자리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한국의 술자리 문화가 그렇듯, 경기에 지장이 없다면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도 박찬호는 양해를 구하고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누구도 그런 박찬호를 탓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해 통산 124승을 올리며 일본의 노모를 제치고 동양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이렇게 남들보다 수십 배는 더 스스로의 몸과 이미지 관리에 엄격했던 때문일 것이다.

추신수는 아직 보여줘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그야말로 '전도양양'한 슈퍼스타다. 액타 감독의 말처럼 한 번 실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비슷한 잘못이 되풀이된다면 더 이상 실수로 용납받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음주 파문 이후 추신수는 3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시즌 초반 슬럼프에서 벗어나 한창 타격 상승세를 보이던 터라 더욱 안타깝다.

잘못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을 추신수는 헛스윙하고 고개를 떨구기보다는 호쾌한 타구를 날려보내고 힘차게 그라운드를 뛰는 모습부터 보여줬으면 좋겠다. 쯧쯧 혀를 차던 팬들에게서 다시 환호성을 이끌어내는 것도 온전히 추신수 자신의 몫이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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