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넥센은 지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를 거뒀다. 최근 치른 5개팀과의 경기 중 유일하게 승보다 패가 많았다. 잘 나가던 넥센이 주춤거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하위 한화에 2패를 당했다고 넥센의 상승세를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길기게 물고 늘어지는 넥센의 힘을 충분히 과시했기 때문이다. 이겼는데 이긴 것 같지 않은 찜찜함을 남겨주는 것. 넥센의 끈끈한 플레이를 만난 후 남은 상처는 상대팀에게 쉽게 가시지 않는다.
6일 대전 한화전에서 넥센은 4번타자 강정호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발판삼아 2-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한화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5회말 이희근과 이여상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6회에는 안타와 볼넷, 폭투를 더해 5득점하며 7-2로 역전해 앞서나갔다.
역전을 당했지만 넥센은 다시 기운을 냈다. 7회 김민우, 유한준의 적시타와 알드리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만회했고, 8회에는 오윤의 시즌 1호 투런포가 터지면서 7-7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1점씩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이어갔고, 넥센은 9회말 전현태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결국 패배를 안았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7회 이후 6점을 더하며 저력을 발휘했다는 것만으로도 넥센에겐 충분히 의미있는 경기였다.
8일 경기에서도 넥센의 힘은 여전했다. 7회까지 한화 선발로 나선 '괴물' 류현진에게 막혀 1-9로 끌려가던 넥센은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부터 한화 투수들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8회초 바뀐 투수 정재원에게 안타 4개를 얻어내 3점을 올렸고, 4-11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볼넷과 안타를 차곡차곡 쌓아 다시 3점을 보탰다. 워낙 큰 점수차 덕에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던 류현진도 넥센의 마지막 총공세에 혹시라도 뒤집히지는 않을까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
넥센의 한 관계자는 "오랜만에 현대 시절이 생각나는 경기들이었다"면서 "몇 년 만에 본 짜릿한 경기였다"고 한화와의 3연전을 돌아봤다. 큰 점수차로 뒤지면 일찌감치 두 손을 들던 예전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넥센의 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다. 분명 달라진 넥센의 모습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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