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집단 마무리체제를 선언한 박종훈 LG 감독이 당초 팀 마무리였던 김광수의 부진에 일침을 가했다. 선택 가능한 최상의 시나리오였던 '마무리 김광수'가 무너지면서 매 경기 불펜 총동원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김광수는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3-1로 앞선 9회말 등판해 2사 후 적시타를 맞고 1실점한 뒤 볼넷까지 내주고 임찬규로 교체됐다. 박 감독은 결국 14일 김광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서 1승 2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11. 15.1이닝 동안 볼넷이 12개로 다소 많았다.
주전 마무리 자리가 공석이 되자 박종훈 감독의 생각은 바빠졌다. 현재 LG의 뒷문을 가장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는 선수는 신인 임찬규다. 임찬규는 13일 9회 2사 후 김광수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아 마지막 카운트를 잡아내고 팀 승리를 지켜내는 임무를 완수했다.
박 감독은 임찬규에 대해 "박력도 있고 제구력도 좋다. 앞으로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라며 "내가 봐도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임찬규가 마무리로 낙점된 것은 아니다. 박 감독은 "마무리는 집단으로 간다"며 임찬규를 고정 마무리로 쓰지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박 감독으로서는 김광수가 구위를 되찾고 복귀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현재 LG는 21승15패로 SK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4개팀과의 3연전에서 모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욕심이 난다. 안전한 마무리가 없다면 불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김광수에게 "작년 공을 못 던진다"고 지적한 박 감독은 "이번 2군행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몸과 머리를 식히고 다시 마음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해이해진 정신력을 강하게 질책했다. 박 감독은 "구속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 봤지만 안 되더라. 메커니즘보다 멘탈이 문제다. 스스로 자기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작년의 다이나믹한 투구폼이 안 나온다. 공을 뿌릴 때 임팩트도 전혀 없다"며 "지금 그 공 갖곤 절대 안 된다"고 못박았다. 모든 문제는 정신력에서 비롯된다며 더 강해질 것을 주문한 것이다.
따끔한 질책 뒤에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타자도 타격에 슬럼프가 오듯, 투수도 기복이 있다는 것을 안다. 예전에는 투수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태만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투수도 기복이 있을 수 있다. 이해한다"면서 다독였다. 김광수가 부진을 털고 일어나 LG의 뒷문을 든든하게 책임지길 바라는 감독의 간절한 마음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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