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의 기세가 무섭다. 4월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며 '탈꼴찌'를 눈앞에 뒀다.
한화는 20일 군산 KIA전에서 5-0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가 없던 7위 넥센과의 승차를 반경기 차로 좁힘과 동시에 시즌 15승(1무 24패)째를 거뒀다.
한화의 5월 성적은 9승 8패다. 4월 6승 1무 16패(승률 2할7푼3리)로 헤맬 때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경기 내용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특히 눈에 띄는 기록도 있다. 바로 최근 이어오고 있는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한화는 3연승의 시작이던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9-7 역전승)에서 6회말 1점을 내준 이후 7,8,9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어 19일 경기는 선발 김혁민의 7.1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고 20일 KIA를 상대로는 '괴물' 류현진을 앞세워 5-0 승리를 따냈다. 21이닝 째 상대 팀에게 점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1이닝 연속 무실점.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기록이다. 단, 한 글자가 다르고 숫자가 조금 차이가 난다. '24이닝 연속 무득점'. 한화가 4월에 기록했던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한화는 지난 4월 24일 두산전 8회말 1점을 얻어낸 뒤 25, 26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잇달아 0-2 패배를 당했다. 다음날인 27일 6회초 2점을 득점하기까지 한화는 무려 24이닝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한 극심한 '변비야구'에 시달려야 했다.
4월 '24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기간 동안 한화는 5연패에 빠지며 독보적인(?) 꼴찌로 떨어졌다. 반면 이번 '21이닝 연속 무실점' 기간 동안에는 시즌 첫 3연승을 달리며 7위 넥센을 바짝 뒤쫓고 있다. 득점을 못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고, 실점을 하지 않으면 지지 않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한화가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가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김혁민(7.1이닝)-류현진(8이닝)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역투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불펜투수들의 분발도 무시할 수 없다. 무실점을 기록한 21이닝 동안 김혁민과 류현진이 던진 이닝수를 뺀 5.2이닝은 불펜진의 몫이었다.
박정진이 3이닝, 마일영이 0.1이닝, 오넬리가 1.1이닝, 유원상이 1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정진은 18일 혼신의 60구를 던지며 팀 승리를 지켜내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의 시작을 알렸고, 불안했던 '마무리 투수' 오넬리는 19일 경기서 위기를 넘기고 세이브를 따냈다. 불펜 투수들의 약진은 선발진의 안정과 함께 한화 마운드의 전체적인 높이를 높여주고 있다.
한화는 21일 안승민을 선발로 예고해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늘려나가겠다는 태세다. 안승민은 올 시즌 2승 2패 4.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든든한 2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KIA는 안승민의 맞상대로 외국인 투수 로페즈를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불꽃 튀는 중위권 싸움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 한화 이글스. 한화의 상승세로 올 시즌 프로야구는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각 팀들의 순위싸움과 함께 한화가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얼마나 더 늘려나갈지, '탈꼴찌'에는 언제 성공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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