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지난 3일 KIA 덕아웃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주포 김상현이 이틀 연속 홈런포를 때려내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수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김상현은 이날 SK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한 경기 3안타 기록은 올 시즌 두 번째이자 지난달 15일 롯데전 이후 19일만이다. 김상현은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서서히 타격감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었다.
전날 9회초 쐐기 투런포를 터뜨려 8-0 완승을 이끈 김상현은 3일 경기에서도 2-0으로 앞선 8회초 좌월 투런포를 날려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해결사로서 진면목을 서서히 발휘해가는 모습이다. 앞선 6회초 2사 1, 2루 찬스서는 송은범의 몸쪽 직구를 당겨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날 KIA의 4득점 중 무려 3점이 김상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수비도 명품이었다. 8회말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한 SK가 대타 박재홍 카드를 선보였고, 박재홍은 바뀐 투수 심동섭의 4구째 직구를 크게 잡아당겨 좌측 펜스 끝에 닿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순간 좌익수 김상현이 높이 뛰어올라 타구를 잡아낸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실점을 막아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펜스에 허리가 부딪히고 그대로 떨어진 김상현은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코치진과 함께 걸어 덕아웃으로 이동했지만 김상현은 목에 통증을 느껴 인근 유비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진 결과 근육이 놀란 상태라 경기 출장 여부는 아침에 일어난 후 상태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가까스로 살아나는 듯했던 김상현이 다시 악재를 만났다. 시즌 전부터 KIA의 중심타선인 'L(이범호)-C(최희섭)-K(김상현)포'의 활약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희섭과 김상현이 연달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탓이다. 최희섭이 돌아오면 다시 김상현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어렵게 다시 만난 중심타선은 드디어 불을 뿜을 조짐을 보였다.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이 이틀 동안 9안타를 합작하며 힘을 보태 KIA는 3연승을 달렸다. 드디어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다.
전날 김상현의 홈런포를 떠올리며 "(김상현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한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의 부상에 놀란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우리팀은 부상만 없으면 된다"던 조 감독의 바람이 다시 안타까운 고비를 맞았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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