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조광래 감독의 전술을 빚내준 지동원(20, 전남 드래곤즈)의 환상적인 헤딩 골이었다.
지동원이 7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 전반 10분 기성용(셀틱)의 코너킥을 헤딩 슈팅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지동원은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가는가 싶던 종료 직전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또 날렸다. 이 볼을 상대 골키퍼가 쳐냈으나 달려든 구자철이 재차 슈팅해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지동원이 한국의 2-1 승리에 주역으로 우뚝 선 것이다.
지난 3일 세르비아전에서 이근호(감바 오사카)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 겸 공격수로 시험했던 조광래 감독은 이날 가나전에서는 지동원을 투입해 '포스트 박지성' 실험을 계속했다.
소속팀 전남에서 주로 원톱으로 나섰던 지동원에게는 어색할 수도 있는 위치였지만 큰 문제없이 자신의 역할을 소화했다. 이미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측면에 서서 중앙을 오가며 공격력을 보여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기회를 얻은 지동원은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매서운 공격을 시도했다. 수비와 경합을 해주면서 상대 압박을 깨는 데도 힘을 기울였다.
적극성은 골 장면이 증명했다. 192cm의 이삭 보르사에 맞서 밀리지 않으며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의 시선을 흐트러뜨린 뒤 페널티지역 뒤에서 앞으로 뛰어들어오는 움직임이 괜찮았다.
오른쪽의 이청용과의 스위칭도 돋보였다. 조광래 감독이 특정 위치에서만 선수를 활용하지 않고 멀티플레이어 기질을 보이는 자원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것을 몸으로 증명했다.
후반 15분 구자철이 투입된 뒤에는 처진 공격수로 이동하는 등 모든 위치에 발자국을 찍었다. 30분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두 명의 수비를 따돌리고 시도한 가로지르기는 개인 능력의 결정판이었다.
지동원의 활약으로 왼쪽 측면 공격수는 이근호와의 소리없는 경쟁이 시작됐다. 잠재적 경쟁자들인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있지만 조 감독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어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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