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최근 들어 두각을 드러낸 팀 잠수함 투수 김대우를 보고 넥센 김시진 감독이 흐못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새로운 가능성 있는 자원에 대해 김 감독은 "예상했다"고 싱긋 웃음을 지었다.
김대우는 지난 4일 한화전에서 1이닝을 3연속 삼진으로 막아내 야구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더니 5일 한화전에서도 1.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하면서 4탈삼진 1볼넷을 기록해 놀라움을 샀다. 14일 두산전에서도 1.1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비록 1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1.1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1실점한 뒤 넥센이 10-5로 리드한 9회말 2사 만루까지 몰린 다음 손승락에게 바통을 넘겼지만, 팀 승리에는 영향이 없었다. 다소 진땀을 흘리긴 했지만 큰 스코어 차이와 마무리 손승락의 존재로 김대우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김대우는 역삼초-대치중-서울고-홍익대를 졸업하고 넥센에 9라운드 전체 67번으로 지명받아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하위지명에 계약금도 2천만원일 정도로 사실상 김대우는 무명의 선수. 하지만 최근 들어 인상깊은 투구를 펼쳐 김대우는 일약 넥센의 믿음직한 새 계투요원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김대우가 사이드암이 아닌 희귀해진 언더핸드 투수라는 점과 140km에 이르는 직구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시진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상 최근 프로에서 잠수함투수라고 불리는 투수는 대부분이 사이드암 전형. 땅을 긁는 듯한 피칭을 보여주는 언더핸드 투수는 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언더핸드 투수가 뿌리는 140km에 이르는 '강속구'는 오버핸드 투수가 던지는 150km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때문에 김시진 감독은 그를 향후 중용할 계획. 필승계투조의 일원으로 손승락과 함께 중요한 순간에 김대우를 투입할 예정이다.
김시진 감독은 "아무래도 요즘 송신영이 불안해 김대우를 손승락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역할을 맡길 생각이다. 또 손승락이 이틀 연속 등판했다면, 상황에 따라 마무리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그를 적극 기용할 뜻을 밝혔다. 선발보다는 일단 핵심 계투요원으로 낙점해 주로 셋업맨으로 활용할 작정이다.
김대우의 기량에 대해서도 칭찬 삼매경. 김 감독은 "대우가 박현준(LG)처럼 체인지업만 장착하면 정말 강해질 것"이라며 "대우의 커브는 정대현(SK)처럼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또 직구 140km는 오버핸드 150km 이상 던지는 것과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대우와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김시진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특히 그 속에서는 '예상이 적중했다'는 흐뭇함이 녹아있었다.
김 감독은 "작년 마무리 훈련 때부터 '저 놈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강진에 안보내고 데리고 있었다"며 "내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가기 전에도 직접 두 번이나 지도를 해줄 정도로 관심을 기울였다"고 갑자기 튀어나온 선수가 아님을 강조했다.
올 시즌 김대우는 넥센 마운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선수로 부상했다. 김시진 감독이 꼴찌 팀성적에도 그나마 웃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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