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LG에 극적인 역전 '선두 수성'···LG는 통한의 5연패 수렁

[정명의기자] SK 와이번스가 패배 일보 직전에서 LG 불펜진의 난조를 틈타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5연패의 수렁에 빠져들고 말았다.

SK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7회말까지 0-4로 뒤지다 8회초 1점, 9회초 5점을 뽑아내는 막판 집중력을 보이며 6-4 대역전극을 펼쳤다. SK로서는 선두를 지키는 짜릿한 승리였지만 LG로서는 연패의 골이 깊어지는 통한의 패배였다.

LG는 1회말 간단히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허리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이택근 대신 1번타자로 나선 정주현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서동욱의 보내기 번트, 이병규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았다.

이어 LG는 2회말에도 선두타자 정성훈의 3루타에 이은 정의윤의 희생 플라이로 두 번째 점수를 올렸다. 2회까지 안타 2개로 2점을 뽑아내는 경제적이고 집중력 있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3회말 숨을 고른 LG 타선은 4회말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조인성의 2루타, 정성훈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정의윤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나왔다. 이어 김태완의 기습 번트 안타로 1사 1,2루를 만든 뒤 1번 정주현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한 좌익수 박재상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스코어는 4-0.

선발 주키치의 호투에 SK 타자들은 공격다운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주키치는 7회초 선두타자 최정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SK 타선을 노히트 노런으로 틀어막았다. 7회 이전 1루를 밟은 SK 선수는 4회초 볼넷으로 나간 최정과 5회초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출루한 최동수 뿐이었다.

SK는 7회초 주키치의 노히트 노런을 무산시키며 찬스를 잡았다. 최정의 안타에 이어 이호준도 우전안타를 터뜨려 무사 1,2루를 만든 것. 그러나 믿었던 박정권과 대타 김강민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데 이어 최경철마저 2루수 땅볼에 그치며 추격에 실패했다.

SK는 8회초 다시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조동화가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간 것. 박재상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한 점을 따라 붙자 LG 벤치는 주키치를 내리고 김선규를 올려 급한 불을 껐다.

7, 8회 찬스에서 1점을 뽑아내는데 그친 SK는 9회초 선두타자 박정권이 LG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이상열에게 범타로 물러나며 경기를 내주는 듯했다. LG 벤치에서 다음 타자를 상대로 '마무리' 임찬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벤치의 투수교체는 독이 되고 말았다. 임찬규는 대타 임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다음 타자로 박종훈 감독의 아들 박윤이 대타로 나왔으나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투아웃까지 잡아냈다. 하지만 박진만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연속 4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만 3점을 헌납했다.

4-4 동점이 되자 결국 LG 벤치는 임찬규를 내리고 이대환을 긴급 투입했지만 이대환 역시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로 2점을 더 내줬다. 가까스로 임훈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였다.

SK는 9회말 '최강 계투' 정우람을 구원 등판시켰다. 정우람은 세 타자를 깔끔하게 틀어막고 시즌 5세이브째를 따냈다. 7회말부터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박희수가 LG 불펜의 도움으로 생애 첫 승리투수의 기쁨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