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포수 마스크 최정, "큰 두려움 없었다"

[정명의기자]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LG의 경기에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SK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정이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이다.

최정은 SK가 9회초 5점을 뽑아 6-4로 역전한 직후인 9회말 포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SK의 선수 엔트리에 등록돼 있는 포수는 정상호와 최경철 두 명. 이들은 모두 경기 중 대타로 교체 아웃된 상태였다. 포수 포지션이 가능한 최동수마저도 교체 아웃된 상황. 포수를 맡길 선수는 경험이 있는 최정 뿐이었다.

최정이 포수로 출장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6월 13일 두산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경험이 있다. 최정은 이날도 침착하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정우람의 공을 받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최정은 "배터리 코치님의 조언으로 큰 두려움 없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며 "사인 등이 조금 헷갈렸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집중력이 생기며 헷갈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SK는 8회말까지 1-4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9회초 LG 마무리투수 임찬규의 볼넷 남발 등으로 대거 5점을 뽑아내며 6-4 승리를 거뒀다. 최정 역시도 자신이 연출한 진풍경보다는 팀 승리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최정은 "오늘 포수를 본 특이함보다는 무기력하게 질 줄 알았던 경기에서 이겨 기분이 좋다"며 "포수로서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SK는 최정의 전천후 활약 속에 LG를 꺾고 2연승을 달리며 2위 삼성과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리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