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지동원(20, 전남 드래곤즈)이 한국인 8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전남 드래곤즈는 22일 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고 이적료는 38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지동원은 23일 밤 요르단과의 월드컵 예선 원정경기를 끝낸 후 바로 잉글랜드로 넘어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입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인 8호 프리미어리거가 된 지동원. 축구의 대륙 유럽, 그 중에서도 축구 종가 잉글랜드 무대로 입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만큼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고 최고가 아니면 도태될 수 있다. 그동안 7명의 한국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성공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잉글랜드 땅을 밟지만 지동원 역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잉글랜드에서 성공한 선수라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이 있다. 현재 잉글랜드 무대에 남아있는 2명의 선수다. 그리고 잉글랜드 무대를 떠났지만 토트넘 시절의 이영표도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레딩의 설기현은 초반 반짝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브롬위치), 조원희(위건) 등 3명은 완전한 실패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3명은 뼈아픈 실패를 맛보고 돌아와야만 했다. 잉글랜드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세계축구 흐름의 중심에 들어서지 못했다.
지동원은 과연 어떤 길을 걸을까. 박지성와 이청용의 길,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의 길, 두 갈래가 있다. 특히나 지동원의 포지션은 정통 공격수다. 이전에 공격수 출신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는 이동국 뿐이었다. 박지성 이청용 등 윙어들과 수비수 이영표가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한국인 스트라이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
지동원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윙어 역시 공격 포인트가 중요하다. 하지만 수비적인 임무를 맡기도 하고 때로는 골보다 더욱 중요한 경기 템포 조절과 경기의 흐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윙어들은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역할과 임무가 있기 때문에 오직 기록으로 평가받지는 않는다. 박지성이 공격 포인트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맨유에서의 활약을 인정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비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는 오직 골로 말해야 한다. 기록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 아무리 움직임이 좋고 매서운 몸놀림을 보여도 골을 넣지 못한다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것이 스트라이커의 운명이다. 지동원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무엇보다 골 넣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야 한다. 다른 어떤 포지션보다 부담감이 큰 포지션이다.
지동원이 이런 부담감과 책임감을 극복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성공하는 한국인 스트라이커가 될까.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지동원의 성공을 점치고 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움을 가졌고, 감각적인 볼터치, 그리고 빼어난 기술력까지 분명 잉글랜드에서 통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조광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느낀 것이 있다. 내가 아는 지동원은 기술적 부분, 지능적인 부분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유럽에 진출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근력과 파워 등을 더 보완한다면 더 위협적인 공격수로 거듭날 것이다. 지금 플레이를 보면 유럽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실패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