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하늘 아래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유독 올 시즌 비와 궁합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한화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5-19로 대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피안타(22개), 최다 실점 기록을 새로 쓴 경기였다.
하늘에서는 장난치듯 비가 내리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한화가 1-9로 뒤지던 4회말 무사 만루 삼성의 공격,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고 심판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비가 계속 내릴 경우 노게임이 선언될 수 있는 상황.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화는 거의 결정난 1패를 되돌릴 수도 있고, 선발 등판해 있던 상대 '에이스' 차우찬도 소진시킬 수 있었다. 반대로 삼성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위기였다.
하지만 경기 중단 20여분만에 빗줄기가 잦아들었고 경기는 속개됐다. 삼성 타자들은 내리는 비에도 식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선보이며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내심 노게임 선언을 기대하고 있던 한화 투수들은 경기 재개에 의욕이 꺾인 듯 삼성 타선을 버텨내지 못했다.
결국 비로 인해 한 차례 더 중단되기는 했으나 경기는 끝까지 진행됐고 삼성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한화는 이날 경기가 없던 두산에게 6위 자리를 내주고 7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뿐 아니라 올 시즌 한화는 8개 구단 가운데 우천 취소의 덕을 가장 보지 못한 팀이다.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 연전으로 피로해진 선수단이 휴식을 가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발진 운용에도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한화는 올 시즌을 별도의 우천취소 휴식 없이 쉼 없이 달려왔다. 22일 현재 한화가 소화한 경기 수는 68경기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나머지 구장은 전부 취소가 돼도 한화만은 경기를 치렀던 경우도 22일 삼성전을 포함해 두 번이나 있었다.
23일 한화와 삼성이 맞붙는 대구 지역은 경기가 열리는 오후부터 비가 예보돼 있다. 2연패에 빠져 있는 한화 선수들은 전날 대패의 설욕을 위해 경기를 하고 싶어할까, 아니면 모처럼의 휴식을 원할까. 올 시즌, 아직까지는 비와 궁합이 맞지 않고 있는 한화 이글스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