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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여름' 삼성, '우천도 속상하다!'


[권기범기자] '파죽지세'라는 말이 어울린다.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한 삼성이 올 시즌 또 한 번 그 모습을 재연하면서 비룡군단 SK마저 끌어내리고 드디어 1위로 올라섰다. 이 정도면 우천취소 경기가 아쉬울 지경이다.

삼성은 28일 잠실 LG전에서 10회초 김상수의 역전 좌월 1타점 적시 2루타로 짜릿한 4-3 승리를 거뒀다. 1-3으로 뒤지던 8회초와 9회초 1점씩 올려 막판 동점을 일궈낸 삼성은 연장 10회초 다시 역전 점수를 뽑아낸 것이다.

특히 선발 윤성환의 4.2이닝 3실점 피칭 후 잇달아 등판한 정인욱, 권혁, 정현욱, 안지만, 오승환은 최강 불펜진의 모습을 유감없이 과시하면서 LG의 뒷심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10회말 마지막 1이닝을 매조짓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수호신' 오승환의 모습을 보고 야구팬들은 삼성의 승리를 직감했을 터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40승(27패 2무) 고지를 밟았다. 그 결과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물러난 적이 없는 '최강자' SK가 한화에게 덜미를 잡힌 틈에 반 게임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2009년 4월 11일 이후 무려 808일만의 첫 단독 1위에 오른 감격이다. 게다가 2년 전 1위를 할 때가 시즌 초반이었을 감안하면, 올 시즌 중반에 돌입해 일궈낸 선두 등정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삼성의 쾌속 행보는 6월부터였다. 5월말부터 조금씩 더워지면서 류중일 감독은 "타자들의 감이 살아날 것"이라고 예고(?)했고, 실제로 삼성 타자들은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6월 들어서 삼성은 지난 28일 경기까지 무려 15승(7패)을 거둬들였다.

현 분위기라면 시즌 우승도 충분히 내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이 취임식 자리에서 "선동열 전 감독이 탄탄히 꾸려놓은 마운드에 플러스 알파로 우승하겠다"고 한 출사표가 완벽하게 들어맞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삼성은 시즌 초 튼튼한 마운드에 비해 화력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중심에 서줘야할 용병타자 라이언 가코가 기대에 못미쳤고, 채태인이 뇌진탕 후유증으로 이탈하면서 공격야구의 근간이 흔들렸다. 하지만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배영섭 등 신예의 활약으로 버텨온 삼성은 더위가 시작되자마자 전체 타선이 활력을 찾았고, 그 어느 팀도 녹록하게 볼 수 없는 최강팀으로 변모했다.

화력이 살아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삼성 전력의 핵심은 마운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6선발을 운용할 정도로 넘쳐나는 선발자원과 최상급 계투진들이 줄줄이 대기하면서 '삼성 사전에 역전은 없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류중일 감독이 이런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이 일궈놓은 텃밭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가운데 특유의 친화력으로 타자들을 독려하면서 삼성의 아쉬운 부분을 메워냈다. SUN의 색깔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자신의 색을 덧입혔다고 봐야 한다. 신임감독으로서 분명 의미가 있는 행보다.

투타에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삼성과 류중일 감독은 장맛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것도 아쉬울 정도다. 28일 경기 후 류 감독은 "우리는 우천취소를 바라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 팀 전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직설적인 표현이다.

요즘 삼성은 겁날 것이 없다. 그저 계속된 장마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것이 속쓰릴 뿐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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