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정확히 보름만에 승리를 맛보며 4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3위 SK와의 승차는 2경기로 좁혔고 5위 롯데와는 4경기 차를 유지했다. 4강을 위협받던 불안한 위치에서 일단 한숨 돌린 모습이다.
LG의 연패 탈출은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고참 이병규는 경기 전 선수단에 팥빙수를 돌리며 후배들을 독려했고, 박종훈 감독은 깜짝 카드를 준비하며 결전을 대비했다.
깜짝 카드는 선발 '에이스' 박현준의 불펜 투입이었다. 불펜에 나와 몸을 풀기 시작한 박현준은 예상보다 빠른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8회말 강동우에게 통한의 홈런을 허용하는 등 3.1이닝 2실점으로 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박현준까지 중간계투 등판시킨 LG의 승리 의지는 9회초 이병규의 역전 만루포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런 사생결단의 투지를 앞세워 LG는 10-7로 한화를 꺾을 수 있었다.
경기 전 박종훈 감독이 직접 "오늘은 뒷문 단속을 위한 깜짝카드를 준비했다"며 선발투수들의 불펜 투입을 예고했다. 이날 LG는 선발 등판한 김광삼을 비롯해 심수창, 박현준을 줄줄이 투입하며 한 경기에 선발투수를 3명이나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심수창은 1.1이닝 무실점으로 제몫을 다했고 박현준은 실점을 했지만 결국 승리투수가 되며 다승 공동선두(9승)로 올라섰다.
LG의 이런 깜짝카드는 경기 전 투수코치와 감독간의 상의에 의한 것이었다. 최계훈 투수코치가 먼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야기를 꺼냈고 박종훈 감독 역시 동감해 선발진의 불펜 투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과감한 작전도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LG 벤치는 0-2로 뒤지던 3회초 공격에서 더블 스틸을 지시했다. 2사 1,2루 상황. 타석에는 조인성이 있었고 만약 더블 스틸에 실패할 경우 그대로 공격이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전은 멋지게 성공했고 곧바로 조인성의 행운의 안타가 이어지며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선취점을 뺏기며 급격히 무거워진 분위기였다. 초반에 점수를 따라붙지 못했으면 경기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연패에서 탈출한 뒤 박종훈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오늘 경기는 어떻게든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만큼 절실했다"고 말했다. 박현준의 불펜 투입, 그리고 과감한 작전에는 승리에 대한 집념이 묻어 있었다. 비록 실점하긴 했지만 박현준이 등판하면서 타자들의 경기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것이 박종훈 감독이 말한 승인이다.
"당분간은 어떤 방법이든 선수단 전체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깜짝 놀랄 카드는 또 있다."
다 잡은 줄 알았던 '9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적색 경보가 켜졌던 LG. 이제 한숨 돌리며 선두권 재도약을 위한 발판 하나를 마련했다. 박종훈 감독의 또 다른 깜짝카드가 무엇일지, 그 카드로 또 어떤 반전이 계기를 만들어 낼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대전=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