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난파 직전의 대전 시티즌을 살리기 위해 새 선장으로 영입된 유상철(40) 신임 감독에게는 당장 선수단의 떨어진 사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급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유상철 감독도 20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 인터뷰룸에서 열린 대전 제6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분위기 살리기에 가장 많은 내용을 할애했다.
대전은 왕선재 전 감독이 승부조작 사태 파문으로 선수단 관리에 책임을 지고 해임당한 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리그를 치렀다. 지난 1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1-7 패, 18라운드 경남FC전 0-7 패로 K리그 전대미문의 연속 대패를 당했다. 대전 선수단은 이로 인해 항명, 태업 의혹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지난 19일 첫 훈련을 통해 선수단과 호흡을 맞춰봤던 유 감독은 "시즌 초반 1위에 오를 당시의 멤버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데 몇 경기를 보니 자신감이 떨어져보였다"라고 선수들의 심리적인 위축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 선수 없이 조직력으로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유 감독은 "19일 첫 훈련을 하면서 지켜보니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니 밝아지더라"라고 서서히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무엇보다 '프로의식'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유 감독은 "대전은 아마추어가 아니고 프로라 인정받아왔다. 이전의 경남전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말자"라고 프로답게 팬들에 좋은 경기력을 선사하라는 말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동기부여를 위해 '승리수당'이라는 당근을 우회적으로 내세운 유 감독은 "너희는 지난 4개월 동안 용돈(승리수당)을 못타보지 않았느냐. 이번에는 (승리해서) 돈 좀 타보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로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동갑내기로 2002 한일월드컵을 함께했던 플레잉코치 최은성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유 감독은 "어제 대화를 나눴다. 개인적으로 노장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한다. 최은성은 베테랑이라 불려야 한다. 몸을 더 만들어서 후배들이 열심히 따라할 수 있게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최은성을 선수단의 모범 모델로 만들어 다양한 효과를 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28일 선수등록 마감까지 영입할 선수를 살피겠다는 유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드 부문이 다른 팀보다 부족한 것 같다. 외국인 선수는 처진 공격수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라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선수 영입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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