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각자의 목표를 품에 안고 시작된 2011 프로야구. 벌써 전반기를 마치고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2011 전반기를 정리해보면 KIA와 삼성이 구축한 양강구도와 SK와 두산의 추락, 안개 속으로 빠져든 4위 싸움으로 요약된다. 전반기를 마친 8개구단의 순위표를 살펴보자.
◆KIA, 완벽한 투타 밸런스가 선두 비결
개막 전 예상했던 올 시즌 KIA의 전력은 마운드에 비해 방망이가 약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KIA는 그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KIA의 팀타율은 2할8푼으로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이범호가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의 핵으로 자리잡은 영향이 컸다.
팀평균자책점은 3.78로 SK(3.41)와 삼성(3.58)에 이은 3위. 특히 선발진은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39승을 합작하며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의 약점을 상쇄시켰다. 전반기 막판에는 한기주가 복귀해 불안하던 마무리를 안정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월초 6위까지 떨어져 있던 KIA는 5월말 4강권을 굳힌 뒤 7월부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7월8일 올 시즌 첫 선두자리에 등극한 KIA는 삼성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선두다툼을 벌인 끝에 삼성에 2경기 차 앞선 선두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52승 35패 승률 5할9푼8리 / 팀타율 2할8푼(1위) / 팀 평균자책점 3.78(3위)
◆삼성, 막강불펜 위력 여전했다
시즌 초반 중위권을 지키던 삼성은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소리소문 없이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전반기 막판 KIA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다 결국 2위로 후반기를 맞게 됐다.
삼성의 전반기 선전은 마운드의 힘이 바탕이었다. 선발진도 좋았지만 불펜은 역시 리그 최강이었다. 정현욱, 안지만, 권혁으로 이어지는 계투 라인은 예년의 위력 그대로였다.
그리고 '끝판왕' 오승환이 있었다. 8회까지 리드를 지키면 그 경기는 삼성의 승리라고 봐도 될 정도. 오승환은 26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마운드의 높이는 팀 타율 6위(2할6푼)에 그친 타선의 아쉬움을 메우고도 남았다. 특히 확실한 마무리 오승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구단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46승 2무 33패 승률 5할8푼2리 / 팀타율 2할6푼(6위) / 팀평균자책점 3.58(2위)
◆SK, 아무도 예상 못한 3위 추락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지키던 SK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6월말부터 7월초까지 '7연패'를 당하는 등 전반기 막바지 성적이 좋지 않았다. 확실히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에이스' 김광현의 부진과 전력 이탈이 아쉬웠다.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며 활약하는 선수는 글로버가 유일할 정도였다. 김광현이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4승 6패 5.1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다행히 전반기 마지막 삼성과의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2위 삼성과는 2.5경기, 선두 KIA와는 4.5경기 차이다.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저력의 SK라면 뒤집기 어려운 격차는 결코 아니다.
42승 34패 승률 5할5푼3리 / 팀타율 2할6푼5리(4위) / 팀평균자책점 3.41(1위)
◆LG, 힘겨운 4위 수성
5월까지만 해도 2위 자리를 지키던 LG는 6월부터 내리막을 타기 시작하더니 결국 전반기를 정확히 5할 승률로 마쳤다. 한때 승패차가 +10까지 늘어났던 것을 감안한다면 아쉬운 성적이다.
탄탄한 선발진에 비해 불펜진의 무게감이 너무 떨어졌다. 불펜진의 난조로 날려버린 승리도 여러 차례 있었다. 전반기 막판에는 타격까지 슬럼프에 빠지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가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아직 5위 롯데와 1.5경기의 승차가 있는데다 부상에서 복귀할 선수들이 많이 있다. 이택근과 오지환은 후반기가 시작하면 1군에 복귀해 팀의 4강 싸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41승 41패 승률 5할 / 팀타율 2할7푼(3위) / 팀평균자책점 4.09(4위)
◆롯데, 후반기 대반격 예고
'3년 연속 가을잔치 진출'이라는 달콤함을 맛봤던 롯데는 올 시즌 추운 가을을 보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7월 9승 5패의 성적을 거두며 4위 LG에 1.5경기 차로 바짝 다가섰다.
팀타율이 2할7푼4리에 이를 정도로 막강한 공격력은 여전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믿었던 외국인 투수 코리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10승 투수 사도스키도 1군 합류가 늦는 등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 계획에 차질이 있었다. 선발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재곤, 김수완의 구위도 작년만 못했다.
하지만 갈수록 선발진이 안정돼 갔고 초반 침체했던 타격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가을잔치에 나서던 롯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38승 3무 41패 승률 4할8푼1리 / 팀타율 2할7푼4리(2위) / 팀평균자책점 4.45(6위)
◆두산, 우승후보의 몰락
시즌 전 SK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두산. 하지만 전반기를 6위로 마무리하며 씁쓸함 속에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4월까지는 상위권을 유지하며 우승 도전에 나섰지만 갖은 악재 속에 순위가 줄줄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 라미레즈는 1군 마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함량 미달로 짐을 쌌고, 사생활 문제로 이탈한 임태훈의 공백은 마운드의 집단 붕괴를 가져왔다. 손시헌, 양의지 등 중요한 시점에서 주전들이 줄부상을 당했던 것도 아쉬웠다.
결국 김경문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김광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5위 롯데와는 2경기 차, 4위 LG와는 3.5경기 차로 후반기 치열한 4강 다툼을 예고했다.
34승 2무 41패 승률 4할5푼3리 / 팀타율 2할6푼4리(5위) / 팀평균자책점 4.22(6위)
◆한화, 아직 4강 포기 안해
성적이 바닥을 치던 5월 중순, 시즌 중 사장-단장 동반 교체라는 초강수를 뽑아든 이후 한화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4월까지 독보적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던 한화는 5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한때 6위까지 순위가 올라갔다.
젊은 선발진들의 성장과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났고, 6월부터는 새로 영입한 가르시아가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팀타율과 팀평균자책점은 모두 최하위지만 찬스 때 발휘되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경기를 잡아내고 있다.
7월 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아직 4강 싸움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4위 LG와의 승차는 5.5경기. 작지도 않지만 뒤집기 불가능한 승차도 아니다. 최근에는 마무리 요원 바티스타까지 영입하며 가을잔치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36승 1무 47패 승률 4할3푼4리 / 팀타율 2할4푼7리(8위) / 팀평균자책점 5.21(8위)
◆넥센, 1차 목표는 탈꼴찌
개막 후 4월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았지만 이후 연패가 이어지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4연승을 달리며 후반기 탈꼴찌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7위 한화와는 3경기 차, 4위 LG와는 8.5경기 차이다. 1차 목표는 탈꼴찌지만 최종적으로 노리는 것은 '가을야구'다. 가능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전반기 막판 보여준 선발진의 활약이 후반기에도 필요하다. 김성태, 김성현, 나이트가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이 점점 용병타자의 힘을 발휘하는 알드리지와 함께 넥센의 후반기 희망 요소들이다. 또한 송신영,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구원진은 상위권 팀들 부럽지가 않다.
30승 47패 승률 3할9푼 / 팀타율 2할5푼1리(7위) / 팀평균자책점 4.50(7위)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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