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투수 주키치가 넥센 송지만과의 계속된 악연에 분루를 삼켰다.
주키치는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3.1이닝 9피안타 5실점하는 부진한 피칭을 한 후 일찍 물러났다. LG는 믿었던 주키치가 무너지는 바람에 초반 리드를 잡고도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7-11로 패배, 전반기를 최하위 넥센에 3연패 당하는 것으로 마치는 우울한 상황을 맞았다.
주키치에게 넥센은 완봉승의 추억을 갖게 해준 팀이다. 주키치는 지난 5월 15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주키치의 유일한 완투승이자 완봉승이었다.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아깝게 놓친 경기였다. 당시 주키치는 8회말 1사까지 넥센 타선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키치의 기록달성을 방해한 선수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베테랑' 송지만이었다. 송지만은 이 경기 팀의 유일한 안타가 되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넥센이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저지했다.
21일 경기에서도 주키치는 바로 그 송지만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송지만은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주키치의 4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빠지는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2회말 수비를 3연속 삼진으로 기분 좋게 마쳤던 주키치로서는 좋은 흐름이 끊어지는 기분 나쁜 안타였다.
주키치는 지난 넥센전에서 노히트노런을 저지한 선수가 송지만이었다는 것을 아는 듯 김민성의 2루 땅볼로 2루까지 진루해 있는 송지만을 쳐다보며 묘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주키치는 유한준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알드리지에게 3점홈런을 얻어맞고 말았다. 송지만의 안타가 발단이 된, 3-3 동점을 만들어주는 통한의 홈런이었다.
송지만은 4회말 공격에서도 주키치를 무너뜨렸다. 장기영과 김민우의 연속 내야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좌측 담장을 바로 맞히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린 것. 5-3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또 다시 동점을 허용한 주키치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경기 후 송지만은 "주키치한테 강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지난번 노히트노런 깬 것 때문에 그러는데 그 날도 앞선 두 타석에서는 삼진이었고 오늘도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해서 삼진을 또 당하지 않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다음 타석에 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으로만 따져봐도 송지만은 주키치의 천적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2경기에서 총 6번 맞대결을 펼쳐 6타수 3안타 타율 5할에 2타점을 기록 중이다. 더구나 3안타 중 하나는 노히트노런을 저지하는 안타였고 나머지 두개는 주키치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안타였다. 삼진을 3번 당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주키치에 강했다고 할 수 있다.
자신 때문에 속이 상했을 주키치에 대해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은 없을까. 송지만은 "프로의 세계에서 미안한게 어디 있나. 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이겨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점잖게 한마디를 남겼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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