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상대팀으로서는 곤혹스럽다. 일단 선발을 무너뜨려놓고 봐야 승산이 있었던 삼성전이었다. 그런데 삼성 선발진이 후반기 탄탄해진 모습을 연이어 과시하고 있다.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그야말로 철옹성 마운드다.
29일 현재 삼성은 4연승을 내달리면서 50승 고지에 올라서며 리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반기 들어 치른 4경기를 모조리 쓸어담았다. 선두다툼을 벌이던 KIA에게 3연승을 거두면서 1위로 올라서더니 곧바로 LG마저 무너뜨렸다. 그 기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형국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4연승 기간 동안 선발투수가 모두 승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26일 KIA전에서는 장원삼이 7이닝 2실점, 27일에는 윤성환이 7이닝 1실점, 28일에는 정인욱이 5.2이닝 2실점 피칭으로 모두 선발승을 따냈다. 그리고 29일 LG전에는 차우찬마저 7.2이닝 2실점 피칭을 선보이면서 4연승을 이끌었다.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보유한 팀이 선발진마저 나란히 물오른 피칭을 보여주니 상대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 정도 투수력을 유지한다면 사실상 한국에서는 무서운 팀이 없을 정도다.
올 시즌 들어 삼성은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 권혁, 오승환까지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내세우면서 안정된 경기를 운영해왔다. 초반 리드를 잡아내거나, 최소한 팽팽한 접전만 전개해줘도 경기 후반에는 막강한 계투요원들이 줄줄이 등판하면서 상대의 뒷심을 봉쇄했다. 복귀한 마무리 오승환은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돌직구를 뿌리면서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우뚝 섰다.
삼성 불펜의 강력함 때문에 사실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초반 선발을 무너뜨리는 것이 승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일단 선발을 일찌감치 쓰러뜨려야 해볼 만했다. 경기 후반 득점이 녹록지 않아 역시 초중반 승부처에서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면 후반 접전 상황에서는 삼성에 밀릴 공산이 컸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전반기 막바지 주춤했던 삼성의 선발요원들까지 살아나면서 이마저도 힘들어졌다. 상대팀으로서는 어떻게 해보기 힘든 마운드의 높이다.
특히 놀라운 점은 현재 삼성이 단 한 명의 외국인선수조차 투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언 가코의 대체용병인 덕 매티스는 2군에서 경기력을 점검받고 있고, 카도쿠라 겐을 대신할 선수는 아직까지 물색 중이다. 용병 선수들의 활약 없이 후반기 4경기 선발승은 올 시즌 삼성의 꽉 짜인 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삼성은 덕 매티스뿐만 아니라 카도쿠라를 대체할 용병 역시 투수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2명의 용병 투수가 합류하게 되면, 그야말로 삼성의 마운드는 앞뒤 할 것 없이 난공불락의 위치에 오르게 된다.
선발들이 호투를 이어가면서 삼성은 패할 줄을 모른다. 이 정도면 용병 투수가 2군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할 상황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