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외야수 안치용과, 올 시즌 LG 트윈스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이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각자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겨눈다.
SK와 LG가 2일부터 문학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펼친다. 박현준은 3연전의 첫 경기인 2일 선발투수로 예고됐고, 안치용도 이변이 없는 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SK는 선두 삼성에 3.5경기 차 뒤진 3위, LG는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한 공동 4위에 올라 있는 상황. 시즌 초반 1,2위를 다투던 두 팀에게는 현 상황이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4년 동안 정규시즌에서 2위 아래로 내려가본 적이 없는 SK에게는 3위에 머물고 있는 것 자체가 위기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규시즌에서 2위 이상을 차지해 포스트시즌에서의 체력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LG는 거의 잡은 것으로 보였던 9년만의 가을잔치 진출 티켓이 달아날 위기다. 7월 초 6경기 차까지 벌려놓았던 롯데에게 맹추격을 허용하며 급기야 공동 4위 자리를 내주고 만 것. 한때 선두자리를 위협하던 LG는 이제는 4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안치용과 박현준은 지난해 SK와 LG가 단행한 3대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이다. 6월까지 2할대 타율에 그쳤던 안치용은 7월에만 5할4푼2리(24타수 13안타)의 고타율에 홈런도 5개나 몰아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LG의 '뉴에이스' 칭호를 부여받은 박현준의 올 시즌 활약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두 선수는 모두 올 시즌 친정팀을 상대로 평균 이상의 힘을 내고 있다. 안치용은 LG전 5경기에 나서 타율 4할1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자신의 시즌 타율인 3할1푼9리보다 훨씬 높은 수치. 박현준 역시 SK를 상대로 1승 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4점대인 시즌 평균자책점보다 나은 모습이다.
서로를 넘어서야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최근 물오른 방망이 실력으로 중심타선에 포진하고 있는 안치용은 박현준을 일찍 마운드에서 끌어내려야 할 책임이 있다. 박현준은 안치용을 비롯한 SK 타선을 틀어막고 최대한 오래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둘이 올 시즌 맞대결을 벌인 것은 한 경기. 지난 4월 20일, 박현준이 SK를 상대로 첫 선발등판한 날 안치용은 3번타자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안치용은 박현준을 상대로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박현준은 5.1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둘의 맞대결에서는 안치용이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박현준은 7월 20일 넥센전 등판 이후 거의 2주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푹 쉰 만큼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넥센에서 불펜투수 송신영을 영입해와 뒷문이 든든해진 덕에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어느 정도 덜어진 상태다.
안치용은 최근 출장한 7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신고하고 있다. 최근 활약으로 안치용은 '난세의 영웅'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결국 유니폼을 바꿔입은 두 선수의 활약이 이번 SK와 LG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친정팀 격파라는 특명을 부여받은 두 선수 중 누가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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