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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총투구수 1천995구 '효자용병'


[권기범기자]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 6위로 추락하며 고개를 떨군 두산이 그나마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용병투수다. 상황이 갖춰지면, 니퍼트는 최대한 오래 마운드에서 버텨내며 공백 투성이인 두산 불펜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들어 그는 던졌다하면 120구는 기본일 정도다.

니퍼트는 3일 잠실 KIA전에 선발등판해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켜내고 팀의 5-4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5-1로 앞선 가운데 8회초 다소 흔들려 2실점하기는 했지만, 추가 실점 위기에서 대타 박기남을 병살로 처리하는 등 기어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8이닝 10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 호투.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그런데 니퍼트의 피칭일지를 보면 놀랍다. 최근 들어서는 투구수 120개를 훌쩍 넘기는 일이 많아졌다. 우천으로 인해 휴식기간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니퍼트는 탄탄한 어깨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7월 이후 투구수가 부쩍 늘었다. 7월1일 LG전 9이닝 무실점 104구 완벽투를 시작으로 8일 삼성전서 131구(8.2이닝 1실점), 19일 롯데전서 114구(7이닝 3실점), 29일 롯데전서 122구(7이닝 2실점), 그리고 8월 첫 등판이었던 3일 경기서는 124구를 뿌렸다. 그야말로 등판 때마다 무너지지만 않으면 최대한 오래 버텨내면서 임무를 다해내고 있다.

개막 직후 투구수 조절을 위해 5이닝만 소화시킨 2경기와 도중 조기강판 당한 세 차례를 제외하면 니퍼트는 110구 이상은 기본이었다. 박빙 상황이 이어지거나 불펜진이 녹록지 않을 때는 120구 이상도 수 차례 뿌렸다. 130구 이상 던진 적도 있다.

개막전인 4월2일 LG전(78구/5이닝 무실점), 8일 KIA전(99구/5이닝 2실점)에서는 투구수 조절과 한국무대 적응 차원에서 다소 이르게 활약을 마감한 니퍼트는 5월15일 SK전(45구/1.2이닝 5실점), 6월7일 KIA전(77구/4이닝 3자책), 6월12일 SK전(87구/4.2이닝 5자책) 등 부진으로 일찍 물러난 경기를 제외하면, 100구 이하로 던진 날이 없다.

총 19차례 선발등판해 기록한 니퍼트의 현재 총 투구수는 1천995구. 시즌 전체 경기당 평균투구수가 105구다. 게다가 5회 이전 조기강판 당한 세 차례를 제외하면, 16경기서 1천786구를 기록했다. 실제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했을 시는 평균투구수가 112구나 된다. 보통 선발투수들의 경우, 100구 안팎을 한계투구수로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니퍼트는 평균보다 매번 1이닝 정도 더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 투수들 중 투구수만으로는 2위다. 박현준(LG)이 2천64구로 1위지만, 그는 니퍼트보다 2경기를 더 뛰었다. 이외에 삼성 차우찬(18경기 1천945구)과 KIA 윤석민(19경기 1천924구)이 니퍼트와 대등한 수준이고, 나머지 투수들은 상대가 안된다.

현재 니퍼트는 평균자책점 2위(2.59), 다승 5위(9승), 최다이닝(118이닝) 5위, 탈삼진(95개) 7위 등 투수부문 전반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튼튼한 어깨로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내고 있는 니퍼트는 올 시즌 침체한 두산에서 눈에 띄는 보물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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