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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김성근 사퇴, 5년간 SK 전력보강 어땠길래?


[정명의기자]"돈 쓰면 강하고 안 쓰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김성근 전 SK 감독이 지난 2일 LG를 상대로 4-5 한 점 차 패배를 당한 이튿날 취재진을 상대로 던진 한 마디다. 당시 LG는 넥센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송신영을 앞세워 진땀나는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경질되기 2주전 남긴 말이 의미심장하다. 김성근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구단의 빈약한 지원이었다. 당시 송신영이 포함된 LG와 넥센의 2대 2 트레이드에는 현금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짙게 일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이 일부러 졌을 리는 없지만 구단의 지원이 있어야 팀이 강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이날 김성근 감독은 당시 1군에 올라와 화제가 됐던 허웅 이야기가 나오자 "(구단이)포수 하나 못 구해주지 않나. LG는 말만 꺼내면 데려다 주는데"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7일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폭탄발언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성근 감독은 "내가 있는 동안 FA 영입이 한 명도 없었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해줘 이 정도 성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전력 보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있는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내부 육성, 또 하나는 다른 팀의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는 외부 영입이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5년간 내부 육성에 집중해왔다.

김성근 감독의 말대로 FA 영입도 없었다. 오히려 2008년을 끝으로는 내부 FA 이진영의 LG 이적을 막지 못했다. 2008년 투수 신윤호, 2009년 외야수 윤재국을 영입하긴 했지만 전 소속팀에서 방출당한 선수들로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나주환의 군입대 공백을 박진만을 영입하면서 메운 것 정도가 손에 꼽히는 SK의 전력보강이다.

김성근 감독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조련하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하지만 훈련을 통한 선수 수급에는 한계가 있다. 없는 선수가 갑자기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2군에도 선수 자원은 정해져 있다. 때론 외부에서 영입한 좋은 선수 1명이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올 시즌 이범호를 영입한 KIA가 좋은 예다.

김성근 감독의 선수 육성을 지나치게 믿었던 것일까. 구단은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고, 이는 김성근 감독을 실망하게 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구단의 변변치 않은 지원 속에서도 지난 4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고 그 중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영입에 대한 지원이 없는 구단은 SK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SK와 다른 점은 빈약한 지원이 곧 저조한 성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SK는 달랐다. '왕조'로 평가받을 만큼 승승장구했다.

혼자만의 능력은 아닐테지만 김성근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미래의 SK가 걱정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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