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상 위에 차려놓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내놓았다. 관중들도 열광적인 응원으로 보답하며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 이전 10주년을 축하했다.
수원 삼성은 20일 오후 빅버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2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를 '빅버드 데이'로 지정했다. 1995년 팀 창단 후 육상 트랙이 있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다 2001년 8월 19일 울산 현대전부터 빅버드에서 경기를 치르기 시작했고,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수식어답게 수원은 홈에서 극강의 승률을 보였다. 평균 승률이 65.5%(216전 119승45무52패)로 지지 않는 홈경기를 펼쳐왔다.
특히 네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냈던 2008년에는 가장 높은 75%의 홈 승률을 기록했다. 홈에서 단 4패만 기록할 정도로 무적에 가까웠다.
자연스럽게 수원의 관중 동원력도 K리그 으뜸이었다. 총 4백17만2천735명이 찾았다. 경기당 평균 1만9천318명이 빅버드를 찾아 수원의 11차례 각종 대회 우승을 지켜봤다. 수원은 빅버드에 온 후 단 3년(2003, 2006, 2007년)만 우승 없는 해를 보냈다.
빅버드에서는 총 다섯 차례의 해트트릭도 나왔다. 산드로, 나드손, 안정환, 하태균, 염기훈이 귀중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현 올림픽대표팀 코치인 박건하는 2001년 11월 그라운드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냈다.
이날 빅버드 1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기념행사도 열렸다. '빅버드'라는 애칭을 지었던 수원시민 이은경(32) 씨를 시축자로 내세웠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이 씨는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자원봉사를 신청하면서 경기장의 지붕이 새의 날개처럼 보여 빅버드로 애칭을 지었다.
전광판에는 '빅버드에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 10선'이 상영됐다. 2008년 라이벌 FC서울을 눈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2-1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던 챔피언결정 2차전부터 서정원 현 국가대표팀 코치가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었던 2003년 안양과의 마지막 홈경기까지 다양한 경기 영상이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수원 선수들은 2001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꺾고 아시안슈퍼컵(현 챔피언스리그 전신) 우승을 차지할 당시 입었던 유니폼을 그대로 착용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수원의 연예인 축구단인 FC맨의 김준수(JYJ)는 하프타임 공연으로 흥을 더욱 끌어올렸다.
수원 최원창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아시안슈퍼컵은 빅버드에서 거둔 첫 우승이었다. 팀 창단 20주년이 되는 해에는 창단 시 디자인이었던 '용비늘' 유니폼 착용도 고려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i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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