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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 터널'서 헤매는 인천-강원, 같고 또 다른 처지


[이성필기자]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와 도민구단 강원FC가 무승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줄 모르고 있다. 인천은 팬들이 폭발했고, 강원은 사장 공백이라는 악재 속에서 나름대로 버텨나가고 있지만 한계에 직면했다.

인천은 20일 강원FC와 K리그 22라운드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6월 11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13라운드 경기부터 승리하는 법을 잊었고 8무2패로 무승행진을 계속했다.

이미 전반기 3무9패로 12경기 무승행진을 한 바 있는 강원은 8연패를 끊고 귀중한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얻은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다. 슈팅수에서는 7-4로 앞서며 우월한 경기를 했지만 최면에 걸린 듯한 공격진이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승리 사냥에 또 실패했다.

인천의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의 심적인 부담이 큰 것 같다"라며 승리에 대한 압박감이 몸을 무겁게 한다는 분석을 했다. 이어 "내년에는 경험 있는 미드필드를 보강해야 한다"라며 '새로운 피'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올 시즌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를 했던 인천은 시즌 초반에는 역동적인 경기를 펼치며 분전했지만 중반이 지나면서 상대팀에 전술이 읽히는 등 약점을 노출했다.

A팀의 B코치는 "인천의 전술은 전반에 공격 템포를 느리게 가져간 뒤 후반에 박준태 등 스피드가 있는 선수가 들어와 체력전으로 맞서는 경향이 있다. 수비만 튼실히 하면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인천으로선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이적한 공격수 유병수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가 나오지 않는 것도 아쉽다. 5골1도움을 해내며'특급 조커'로 거듭난 박준태는 전략적인 기용으로 선발로는 나서지 않는다. 허정무 감독의 기대를 받았던 유준수는 의욕을 앞세우다 부상으로 쉬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엘리오는 3경기째 침묵이다.

계속되는 무승에 선수들의 자신감 결여도 속을 태우는 요인이다. 인천의 여승철 홍보팀장은 "부상자도 나오고 자신감도 떨어져 있는 것이 안타깝다. 하루빨리 털어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승리 갈증이 심해진 인천 팬들은 강원전이 끝난 뒤 중앙 출입구로 몰려와 허정무 감독과의 만남을 요구했다.

인천과 달리 강원은 일관된 경기력을 고수하며 승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승리했을 경우 프런트가 선수단에 사야 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했지만 무승부를 거두며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집단 무기력증이라는 최면에서도 어느 정도는 빠져나온 모습이다.

그러나 강원은 사장 공백이 눈에 띈다. 이미 두 차례의 임시 이사회에서 여자 축구심판 출신의 임은주 씨의 사장 선임에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팬들은 이사회장에 몰려와 임 씨의 대표이사 자격이 없다며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경기에 매진해야 하는 선수들도 팀의 기둥인 사장 부재에 영향을 받고 있다. 강원의 사장은 선수단의 부모와 같은 역할도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다. 전임 김원동 사장이 선수들을 자식처럼 여기며 스킨십을 적절하게 해온 분위기가 이어져 부담감은 막중하다.

익명의 C선수는 "인터넷이나 TV에 나오는 사장 선임 뉴스를 보는데 좋은 소식이 별로 없어서 다들 어수선해 하고 있다. 선수단이 운동에 집중한다 해도 선장이 없는데 제대로 항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원 구단은 22일 3차 임시 이사회를 연다. 이번에도 새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선수단의 보이지 않는 동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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