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2주 사이 홍철(22, 성남 일화)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A대표팀에서 '포스트 이영표' 후보로 시험대에 올랐고 장, 단점을 드러내며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칼날 가로지르기와 돌파는 일품이었지만 수비력에 약점을 보였다.
10일 수원 삼성과 K리그 24라운드에서는 박종진을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이유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따랐다.
그 사이에도 홍철은 바쁘게 움직였다.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조용히 훈련에 매진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는 한결 마음을 놓을 수 있다. A대표팀보다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지고 부담도 덜해 가벼운 마음으로 훈련을 소화중이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필생의 라이벌이 될지 모르는 윤석영(21, 전남 드래곤즈)과 포지션 경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홍철은 안이한 생각은 버렸다. 지난 16일 훈련 종료 후 만난 그는 "A대표팀이나 올림픽대표팀이나 대표팀이라는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조금은 편하겠지만 팀이 지향하는 목표는 비슷하다. 긴장을 놓을 수 없다"라고 성숙함을 보였다.
A대표팀에서 많은 교훈을 얻고 돌아온 홍철은 홍명보 감독에게 먼저 다가가 많은 질문을 던졌다. 스스로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학습이었다. 김태영 코치도 수비수 출신이라 그에게는 더 없는 롤모델이 가까이 있는 셈이다.
홍철은 "A대표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쿠웨이트전에서는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정말 내가 축구 선수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이제 갓 A매치 3경기를 소화한 홍철이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다. 올림픽대표팀에서 홍철의 비중은 더 커진다. 오는 21일 오만과의 첫 경기는 런던 본선행의 시발점이다.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모두 중동권팀과의 겨루기라는 점도 올림픽대표팀이 쉽지 않은 여정임을 예고했다.
그나마 이들과의 원정 경기가 기온이 다소 떨어진 11월, 내년 2월에 치러져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어려운 원정길이 될 것은 뻔하다. 홍철은 쿠웨이트전에서 무더위를 경험한 것이 그나마 큰 소득이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 감독의 축구를 경험했던 것도 빠른 적응을 돕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한 시대라 조금이라도 못하면 곧바로 팬들로부터 반응이 온다.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홍철은 "(대표팀을 하면서)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직업인가 싶더라"라며 "계속 잘 할 수는 없고 조금은 떨어지지만 더 열심히 해서 발전하겠다"라고 팬들의 깨알같은 조언을 자양분 삼아 더욱 힘을 내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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