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윤빛가람, 프리킥 선제골-쐐기골 도움으로 존재감 과시

[이성필기자] 성인대표팀 조광래호에서는 교체 요원이었지만 올림픽대표팀 홍명보호에서는 확실한 주전임을 알린 멋진 한 방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서 공수를 조율하는 '윤뽀로로' 윤빛가람(21, 경남FC)이 소속팀 홈구장에서 멋진 골과 도움으로 펄펄 날며 런던 가는 길에 비단을 깔았다.

윤빛가람은 21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오만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23분 강력한 프리킥 한 방으로 한국에 선제골을 안겼다.

공수 조율사로 나선 윤빛가람은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력은 나쁘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듯 수세에 몰릴 때면 페널티지역 안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등 의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만의 깔끔한 패스 플레이에 초반 다소 흔들렸던 대표팀을 안정화시킨 것도 윤빛가람이었다. 좌우 측면을 돌파하며 중앙으로 연결하는 오만의 패스를 적절히 잘라내며 상승세를 차단했다.

한국의 첫 골도 스스로 만들어냈다. 전반 23분 왼쪽 페널티지역 모서리 부근으로 파고들다 파울을 얻어냈고,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직접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은 강력하게 오른발로 감아차 골키퍼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우측 상단 모서리에 꽂히는 멋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경남의 프랜차이즈 스타답게 경기장은 윤빛가람을 외치는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원톱 배천석과의 호흡도 좋았다. 오만 수비의 타이밍을 뺐는 전진패스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배천석의 마무리가 좋았다면 윤빛가람의 패스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후반에는 쐐기골에 절묘한 패스로 도움도 올렸다. 28분 깔끔한 전진 패스로 오만 수비진영을 무너뜨리며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에게 찬스를 만들어줬고, 김보경이 강슛으로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윤빛가람의 팔방미인 활약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사실 홍명보 감독과 윤빛가람의 궁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윤빛가람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에 밀려 교체멤버로 나섰지만 약체 팔레스타인전 골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활약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으로 업그레이드된 뒤 윤빛가람은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중용됐다. 올림픽팀은 선수 차출 규정이 의무가 아니라 구자철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함으로써 윤빛가람의 중요도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기를 관전한 KBSN 김대길 해설위원은 "윤빛가람이 2선에서 좋은 패스들을 보여줬다. 움직임도 괜찮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중앙 수비와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제 몫을 충분히 해낸 경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