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사령탑 부임 첫 해 팀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끈 '초보명장' 류중일 삼성 감독은 2위 싸움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류 감독은 치열함 속에서 '롯데'가 유리하다고 단언했다. 그 말 속에는 삼성의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삼성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1승을 보태 76승 고지에 올라 2011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다. 2006년 선동열 감독 시절 이후 5년만의 쾌거.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매직넘버 1이었던 관계로 잠실구장은 경기 전부터 수 십 명의 취재진이 몰렸고, 류중일 감독은 웃음을 띄우며 덕아웃에서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도 않았는데 소감과 함께 올 시즌을 뒤돌아봤고, 팀내 수훈선수까지 꼽은 류중일 감독은 연신 껄껄 웃음을 터뜨리면서 우승을 미리 자축했다. 실제로도 삼성은 이날 두산을 5-3으로 제압하면서 이변없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자리에서 류중일 감독은 "내 말대로 모든 게 됐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류 감독은 "4~5월 5할 승률만 달성하면 6월부터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예측과 다른 게 없다"고 기세등등했다. 그러던 중에 "그러면 2위는 누가 할 것 같으냐"는 질문이 던져졌고 류 감독은 잠시 고민하더니 "롯데"라고 확언했다.
류 감독은 "현재 상황을 봐서는 롯데가 유리하다"며 "SK가 잔여경기가 많지만 우리하고 4경기가 남았다"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27일 현재 2위 롯데(129경기/68승 56패 5무)는 3위 SK(125경기/67승 56패 2무)에 승차 반게임 차 앞선 살얼음판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누가 2위를 차지할 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잔여경기가 많은 SK가 유리하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이만수 감독대행은 "선발이 없는 우리는 잔여경기가 많아 오히려 불리하다"고 은근히 신경전까지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이를 파악하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SK는 우리와 4경기를 치러야 한다. 내가 봐서는 우리에게 최소한 3승 1패는 해야 2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전에 넥센에게 한 경기라도 지면 어렵다"며 "또 마지막 KIA와의 3연전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SK는 잔여경기수가 많긴 하지만 9월29일~10월1일 삼성과 3연전을 치른 뒤 하루를 쉬고 10월3일 다시 삼성과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뿐만 아니라 4일~6일에는 휴식을 듬뿍(?) 취한 KIA와 마지막 3연전을 벌여야 한다. 잔여경기 상대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한다고 해서 봐주는 것은 없다"며 "최형우의 홈런 타이틀도 걸려있고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류중일 감독. 삼성과 4경기를 남겨둔 SK의 미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 셈이다. 롯데로서는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한 류중일 감독의 자세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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