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가 가뭄 끝 단비를 만났다. 한기주와 김진우가 동시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면서 그늘졌던 KIA 마운드에 숨통을 틔웠다.
"한기주, 한 번 더 지켜보자"
두 선수 모두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한기주는 선발로, 김진우는 마무리로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이날 선발 등판한 한기주는 투구수 87개로 5이닝 동안 7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안타가 많았지만 장타는 없었고, 실점 위기 때면 범타로 잘 막아내면서 큰 고비를 맞지 않았다.
지난 2006년 6월 11일 광주 한화전 이후 무려 5년 3개월만에 거둔 선발 승리. 하지만 한기주는 "첫 승에 대한 기쁨보다 잡히지 않은 밸런스가 더욱 신경쓰인다. 직구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다음 등판에 더욱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경기 전 3∼4이닝을 책임지게 하겠다던 조범현 감독은 이날 한기주에게 5이닝을 맡겼다. 한결 회복된 구위가 만족스러웠지만 조 감독은 긴장을 놓지 않았다. 조 감독은 "제구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 다음 SK(10월 4∼6일)전에 한 번 더 등판시켜 보겠다"고 말했다.
마무리를 맡으며 직구,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해오던 한기주는 이날 포크볼을 섞어 던지면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한기주는 "선발 등판 때는 다양한 구질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재활하면서 (포크볼을) 익혔다"고 전했다.
"김진우, 전반적으로 안정적"
김진우에 대한 점수는 보다 후했다. 조범현 감독은 김진우의 투구에 대해 "제구력이 잘 잡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K전에 한두 번 더 등판시킬 예정이다. 오늘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진우는 팀이 5-1로 앞선 8회말 2사 1루 상황서 등판해 초구로 이원석을 뜬공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말에는 정수빈-임재철-오재원을 체인지업과 커브를 앞세워 삼진으로 잡아내며 구원투수로서 완벽한 복귀를 신고했다.
조 감독은 김진우를 두고 "자기 공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안정감있는 투구였다"고 말한 조 감독은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고민 중이다"면서 김진우의 투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기 전 "김진우를 포스트시즌에 어떻게 활용할지가 아니라 쓸지 안 쓸지가 관건이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평가다.
현재 KIA에 믿을 만한 선발진은 윤석민과 서재응 정도다. 로페즈는 최근 구위 저하로 인해 4연패에 빠졌고, 트레비스는 후반기 승리가 전무하다.
여기에 한기주가 다음 선발 등판에서도 합격점을 받는다면 포스트시즌서 선발 투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진 합류가 불발된다고 해도 이날 보여준 묵직한 직구와 위기 관리 능력은 보직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제몫을 해낼 실력이다. 김진우의 성공적인 복귀로 그동안 고민이었던 KIA의 마무리 자리도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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