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올 시즌 롯데 불펜진의 '청량제' 역할을 해냈던 김사율이 가을야구서도 안정감을 과시했다. 양승호 감독의 포스트시즌 불펜투수 운용의 핵심이 될 김사율이 실제로 기대에 부응하면서 롯데의 뒷문을 큰 탈 없이 지켜냈다.
김사율은 지난 17일 사직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1로 앞서던 9회초 등판해 깔끔한 삼자범퇴로 팀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선두타자 최정을 6구만에 삼진 처리했고, 대타 최동수와 박정권을 잇따라 3루수쪽 범타로 솎아냈다. 3루수 황재균의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김사율은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고 '주전 클로저'로의 역할을 완수했다.
올 시즌 김사율은 롯데 구단 사상 20세이브를 올린 다섯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토종 투수만 따지면 1994년 31세이브를 올린 박동희와 2000년 23세이브를 기록한 강상수 이후 세번째다. 무려 11년만에 세워진 기록. 전통적으로 뒷문이 약해 매년 진땀을 흘린 롯데에게 2011년 김사율은 페넌트레이스 2위 확정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승호 감독도 후반기 최고의 수훈선수로 김사율을 꼽을 정도다.
훌륭히 시즌을 마친 후 돌입한 가을야구서도 김사율은 어김없이 좋은 활약으로 출발했다. 2차전 3점차로 여유있는 리드상황이긴 했지만, SK의 무서운 뒷심을 감안하면, 결코 방심할 수는 없었다. 선두타자 최정이 출루라도 했다면, 경기 막판 분위기는 또 어떻게 변화됐을 지 알 수 없다.
특히 1차전에서의 뼈아픈 연장 역전패로 기세가 꺾인 롯데로서는 2차전 승리는 필수였고 김사율은 그 대미를 안정적으로 장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승호 감독은 김사율을 크게 믿고 있다. 1차전 접전 속에서 김사율을 끝까지 기용하지 않은 것은 자칫 2차전 투수운용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탓이다. 양 감독은 "1차전에서 (김)사율이를 아낄 수밖에 없었다. 만약 동점 상황에서 김사율을 냈다가 연장까지 가서 결과를 보지 못하면, 어쩌느냐"며 2차전 뒷문단속을 위해 내린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김사율이 실제로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양승호 감독이 필승조의 핵심으로 여기는 김사율이 만에 하나 '방화'라도 저질렀다면 그 후유증은 이번 시리즈에서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였을 터. 시즌 내내 잘해준 김사율이 플레이오프 첫 등판에서도 믿음에 부응했다는 점이 향후 시리즈를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이다.
2차전에서 눈길을 끈 롯데 선수는 많다. 선제결승포를 쏘아올린 MVP 전준우와 6이닝 1실점 호투를 보여준 선발 송승준, 귀중한 2타점을 올린 강민호와 3-1로 리드하던 7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서 등판해 추가실점없이 지켜낸 임경완, 또 완벽한 핫코너 수비를 보여준 황재균까지 승리에 공을 세운 이는 꽤 많다.
김사율의 피칭 역시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분명 빼놓을 수 없는 활약이다. 김사율은 양승호 감독의 마운드운용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투수다. 그가 무너진다면, 경기 시작부터 막판까지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끌고온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그의 오른어깨에는 롯데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전서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김사율. 시즌 때의 모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승호 감독은 앞으로도 마음놓고 경기 막판 그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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