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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담담한 사령탑들, 신에게 맡긴 5차전


[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대행의 각오는 비슷했다. 운명의 5차전을 앞둔 양 팀 사령탑은 '총력전'을 선언하면서도 그 결과는 신에게 맡겼다. 치열한 접전을 주고받은 감독들의 현 심경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와 SK는 지난 22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르지 못했다. 오전부터 계속해서 내린 비는 그칠 기미가 없었고,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심판진은 그라운드에 나와 우천순연을 선언했다. 양 팀 선수단은 23일로 하루 미뤄진 일전을 위해 곧바로 짐을 싸고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우천순연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양 팀 사령탑의 5차전 출사표가 비숫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자리에 참석한 이만수 감독대행은 5차전 경기 예상에 대해 "잘 모르겠다.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감독으로서 (우천취소는) 좋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오늘 그대로 간다. 다른 계획은 없다. 할 것은 다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발 예고된 김광현의 강판 시점을 묻자 "난 신이 아니니 잘 모른다. 어느 정도 던져줄지는 알 수 없다. 6회 이상만 던져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퇴장 후 나선 양승호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5차전 예상을 묻자 양 감독은 망설임 없이 "신만 아시겠지,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싱긋 웃으며 답했다. 또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인 사도스키를 제외한 모든 투수가 등판대기한다"고 덧붙였다.

1승1패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5차전은 우천으로 하루 연기가 됐다. 결국 양 팀 사령탑은 이제 해야 할 것은 다했고, 준비할 것은 모두 마쳤다고 마지막 출사표를 던졌다. 더 이상 바꿀 것도 없고, 수정해야 할 사항도 없어 차분히 5차전을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롯데와 SK는 시리즈 명운을 결정하는 무대에 오른다. 1999년 양대리그 시절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롯데와 5년 연속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려는 SK. 평생 기억될 순간을 맞이하는 양 팀 사령탑은 담담하게 최종전을 맞이하려 한다.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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