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SK가 롯데를 꺾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가을사나이' 박정권의 투런포 두 방이 SK를 구했다.
SK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박정권의 연타석 투런포 포함 13안타로 8득점을 올린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8-4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 롯데를 누르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SK는 오는 25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정규시즌 1위 삼성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반면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롯데는 SK의 뒷심을 막아내지 못하고 2승3패로 패배, 다시 허망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박정권의 막강 화력이 제대로 불을 뿜었다. 박정권은 이날 결정적인 홈런 2방으로 4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당연히 박정권은 경기 후 실시된 플레이오프 MVP 투표에서 62표 중 59표나 획득하며 MVP를 차지하는 기쁨도 누렸다.
SK의 시작은 불안했다. 1회말부터 선발 김광현이 김주찬에게 3루타를 맞은 데 이어 전준우에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결국 김광현이 1이닝만에 2피안타 2볼넷 1실점(1자책)으로 물러나면서 SK의 초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더구나 타선이 상대 선발 송승준에 막혀 3회까지 단 2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치며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위기에서 빛난 박정권의 한 방이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놨다. 0-1로 뒤진 4회초 최정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서 박정권이 송승준의 4구째 142km 가운데로 낮게 들어온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후 잠잠하던 SK 타선이 힘을 냈다. 5회초 2사 후 바뀐 투수 장원준을 공략해 임훈, 정근우가 연속 안타를 뽑아내 1, 2루를 만들었고 박재상이 우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때려 3-1이 됐다. 좌타자인 임훈과 박재상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한 롯데의 장원준 구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간 셈. 2사 1, 3루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부첵이 첫 타자 박재상을 상대로 던진 초구가 폭투로 이어지며 3루에 있던 정근우가 홈으로 들어와 SK는 손쉽게 4-1로 앞섰다.
어렵게 잡은 상승세를 박정권이 대포를 재가동하며 이어갔다. 최정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6회초 무사 1루서 박정권이 부첵의 3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를 당겨쳐 연타석 투런포를 때려냈다.
롯데는 1-6으로 뒤진 6회말 홍성흔의 적시 2루타에 이어 강민호의 2타점 추가 2루타가 터져 4-6까지 쫓아갔으나 이어진 무사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황재균과 박종윤, 문규현이 정대현을 상대로 잇따라 뜬공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이후 7회말 2사 3루 추가 득점 찬스서도 이대호가 초구 땅볼로 물러나면서 더 이상 추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자 8회 SK의 집중력이 또 다시 살아났다. 최정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루서 박정권이 3루수 황재균의 실책으로 살아나갔고, 바뀐 투수 김사율의 폭투로 주자는 2, 3루가 됐다.
이어 안치용이 때린 우익수 방면 안타로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점수는 7-4가 됐다. 계속된 무사 1, 3루 찬스서 김강민의 가운데 펜스를 때리는 적시타로 점수는 8-4까지 벌어졌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쐐기타였다.
김광현이 1이닝만에 물러난 가운데 SK 불펜진의 적절한 투입이 성공한 것도 승인이었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고든이 3.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줘 승리투수가 됐다. 박희수가 0.1이닝만에 3실점한 뒤 올라온 정대현(1이닝)-정우람(3이닝)이 롯데의 추격을 봉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에 이어 등판한 장원준-부첵이 나란히 2실점씩을 하면서 부진했다. 야침차게 등판해 4.2이닝을 던진 송승준이 박정권에게 맞은 투런홈런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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