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삼성 류중일 감독이 만족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SK를 향해 '복수혈전'을 선언하며 매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짓고 한국시리즈 상대를 기다리던 삼성 라이온즈가 이제 '최강자'의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23일 SK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8-4로 승리하고 3승 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내면서 상대가 와이번스로 결정난 것이다. 이제 삼성과 SK는 오는 25일 대구구장에서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첫 판에 나선다.
삼성으로서는 전혀 거리낄 게 없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여유롭게 시즌 막바지를 보냈고, 그 동안 푹 휴식을 취하면서 투수력을 회복했다. 그간의 실전 공백으로 인한 경기감각 저하 우려는 4차례의 자체 청백전을 통해 보완했다. 그야말로 삼성은 쉴 만큼 쉬고 기력 충전한 상태로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특히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는 혈전으로 이어진 관계로 류중일 감독은 미소를 짓고 있다. SK와 롯데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면서 매경기 살얼음 승부를 벌였고, 끝내 5차전까지 가는 전력 소모전 끝에야 승부를 냈다.
뿐만 아니라 승자가 SK였다는 점에서도 삼성은 만족스럽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올라온 SK는 사실상 투수들의 체력소모에서는 삼성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SK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롯데와 2위 다툼을 벌였고, 매경기 총력전을 펼쳤다. 그리고는 곧바로 준플레이오프에 돌입했고, 23일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올라왔다. 강행군도 이런 강행군이 없다.
삼성이 지난 6일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25일 1차전까지 20일 정도 쉬는 동안 SK는 매일매일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투수력이 강한 삼성은 싱긋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은 "SK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팀이라 실수 없이 잘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지난해보다 약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한국시리즈 상대팀에 대한 평가가 야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류 감독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은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혈전을 뚫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기다렸던 SK의 벽에 막혀 4연패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만 했고,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만난 야신 체제의 튼튼한 '비룡군단'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조차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상황은 역전됐다. 당시 코치로 삼성의 패퇴를 지켜본 류중일 감독은 1년만에 사령탑으로서 작년의 허망함을 가감없이 되돌려줄 작정이다. 류 감독은 "SK가 올라오길 학수고대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설욕할 기회가 왔다"고 복수에 대한 열의를 숨김없이 표현했다.
삼성은 우승을 확신하고 있다. 단기전은 투수력이 중요하고, 이 부분에서 푹 쉰 삼성은 전력이 너덜너덜해진 SK를 압도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반색할 만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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