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적시타 한 개로 승리! 행복한 삼성 타자들

[권기범기자] 더도 말고 적시타 한 개면 승리를 챙길 수 있다. 실제로 삼성은 그렇게 승리했고, 타자들은 체면치레를 했다. 어찌보면 행복한 타자들이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회말 터져나온 신명철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그런데 결승타를 뽑아낸 신명철의 일격은 빛났지만, 사실 승리의 원동력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진정한 일등공신들은 마운드를 지켜낸 투수들이다.

1차전을 앞두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투수 총력전을 선언했다.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선발 매티스에 이어 차우찬 및 정인욱을 대기시켜놨고 이후 리드를 잡을 경우 필승 불펜진을 모조리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그런데 이 전략이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선발 매티스는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4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버텨냈고, 이후 삼성은 4회말 신명철의 좌중간 2타점 2루타가 터져 리드를 잡았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도, 두고볼 필요도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5회초부터 예정된 차우찬을 구원 투입하면서 봉쇄작전을 시도했다. 이후 안지만, 권혁,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 라인을 가동시켜 그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8회초 2사 후 등판한 원포인트 릴리프 권혁이 박재상에게 안타를 내준 것이 옥에티였지만. 오승환이 곧바로 공을 이어받아 9회초까지 간단히 마무리를 지었다.

사실 삼성 타자들은 이날 크게 활약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8회말까지 공격하며 5안타밖에 뽑지 못했고, 6회말 1사 만루서는 희생플라이 하나 때려내지 못하고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8회말 얻어낸 무사 1, 2루 기회에서도 강봉규의 병살타 등으로 득점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앞서 4회말 2사 1, 2루서 신명철이 귀중한 적시타를 터뜨렸다는 점이다. 경기 초반 점수를 뽑아줌으로써 류중일 감독은 계투진 가동의 시점을 잡을 수 있었다.

결국 삼성 타선은 단 한 개의 적시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타자들은 필요한 시점에 리드 점수만 뽑아주면 된다. 삼성 투수진이라면 대량득점은 필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