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푹풍 자신감' 류중일 감독, '1차전 패배는 없다'

[권기범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여유가 흘러넘쳤다. 푹 휴식을 취한 선수단을 바라보면서 류 감독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승리를 확신했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SK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휴식과 함께 자체 청백전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해왔다. 쉴 만큼 쉬었고,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단 전체에도 활력이 느껴졌다.

류중일 감독도 거리낄 것 없이 1차전 승리를 낙관했다. SK 선발로 고효준을 내세워 다소 불안감이 들기도 하지만, 삼성으로서는 딱히 무서워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고효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단 한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타격훈련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 뒤늦게 덕아웃을 찾은 류중일 감독은 연신 껄껄 웃으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류 감독은 "선수 때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매번 졌다"며 "코치 때야 우승을 했고, 이제 감독이 된 후 기회가 왔으니 솔직히 정말 우승하고 싶다"고 속에 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삼성은 여유있게 기다린 만큼 치열한 전쟁터를 뚫고 올라온 SK와 체력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걱정이라면, 타자들이 너무 오래 쉰 탓에 실전감각이 무뎌졌을지도 모르는 부문. 청백전을 통해 화끈한 방망이감을 되찾았지만, 치열한 실전이 아니었던 관계로 이 부분은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투수들은 푹 쉬어서 힘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류 감독은 화력에서도 "공백기가 있어 얼마만큼 타자들이 적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잘할 것 같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싶어서 난리다"라고 싱긋 웃었다. 경기감각 저하라고 보기보다는 현 삼성 타자들이 '굶주린 사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라인업도 공격적으로 짰다. '수퍼맨'같은 회복력을 보여주며 부상 복귀한 배영섭을 9번 스타팅 멤버로 내세웠고, 최형우는 수비부담 없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명타자로 배치했다. 5번은 강봉규가 맡았고, 채태인도 1루수로 선발출장한다.

류중일 감독은 "고효준이 (포스트시즌서) 한 번도 안나왔는데, 그래도 시즌 중에는 선발로 곧잘 나왔다"고 경계하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게임감각은 떨어졌을 것이다. 초반 제구가 좋을 리 없다"고 확언했다.

투수 운용의 안정성도 자신감의 원천이다. 삼성은 기선제압을 위해 '에이스' 차우찬과 함께 정인욱을 불펜대기시켜놓았고, 선발 매티스가 초반 위기를 맞으면 곧바로 차우찬 혹은 정인욱을 투입하면서 불을 끌 작정이다. 이후 이들이 6회까지만 버텨주면 필승계투조가 총출동하고, 9회가 되면 오승환을 투입한다. 그야말로 삼성의 막강 마운드 시나리오다.

류중일 감독은 이 점을 언급하면서 "타자들만 조금 해주면 손쉽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수는 모든 준비를 마쳤고, 굻주려 있는 화력도 불을 뿜을 것이라 확신했다. 류중일 감독의 뇌리에 1차전 패배는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