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2.2이닝 3실점' 정인욱, 쑥스러운 PS '첫 승'

[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영건 정인욱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큰 것 '한 방'을 얻어맞고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한 끝에 따낸 다소 쑥스러운 승리였다.

정인욱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2.2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 그러나 불펜 동료들의 도움 없이는 거둘 수 없었던 진땀 나는 승리이기도 했다.

정인욱은 선발 윤성환에 이어 삼성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4-1로 앞서던 4회말, 유격수 김상수의 실책으로 1사 1,2루가 되자 류중일 감독이 정인욱을 구원등판 시킨 것.

정인욱은 첫 타자 박진만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이어갔지만 박재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기세를 몰아 5회말과 6회말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종료시켰다.

그러나 7회초 터진 최형우의 솔로포로 5-1까지 점수차가 벌어진 채 맞은 7회말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박진만을 중전안타, 정근우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정인욱은 급격히 흔들리더니 박재상에게 좌월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점수차는 순식간에 5-4까지 좁혀졌다.

홈런 이후 최정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루가 되자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을 내리고 권혁을 등판시켰다. 그러나 권혁도 박정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의 역전 위기를 맞았다. 류중일 감독의 다음 선택은 '불펜의 선동열'로 불리는 안지만이었다.

안지만은 첫 타자 안치용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해내 3루주자 최정을 협살로 잡아냈다. 상황은 1사 1,2루가 되며 SK에게 매우 불리해졌고, 안지만의 각본대로 다음타자 최동수의 3루수 앞 병살타가 나오며 추가실점 없이 7회말을 넘겼다. 안지만의 호투가 힘겹게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낸 셈이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8회초 2점, 9회초 1점을 내며 추격권에서 벗어나 결국 8-4로 승리를 거뒀다. 3승1패를 기록한 삼성은 앞으로 1승만 보태면 지난 2006년 이후 5년만의 한국시리즈 패권을 안을 수 있게 됐다.

6회까지는 거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정인욱은 박재상에게 3점 홈런을 맞고 팀을 위기에 빠뜨릴 뻔했다. 그러나 막강 불펜 동료의 도움으로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정인욱은 쑥스러운 승리를 따냈지만, 삼성 불펜의 강력함을 다시 한 번 입증해낸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