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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감투도 싫어"...볼티모어 망신


[김홍식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단장 후보들로부터 연거푸 퇴짜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앤디 맥페일 단장의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다른 구단 단장보좌로 일하고 있는 인물들에게 단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다가 두 번이나 보기 좋게 거절당한 것이다.

지난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단장 대행으로 일한 제리 디포토에게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한 뒤 그를 LA 에인절스에게 빼앗겼고 1일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토니 라카바에게 단장 자리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디포토의 경우 에인절스 단장으로 갔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라카바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라카바는 볼티모어 제안을 거절하며 "토론토 구단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발언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단장 보좌로 일하는 것이 볼티모어 오리올스 단장보다 낫다는 것과 마찬가지니 구단 자존심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에 따르면 앞으로 메이저리그 단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일부 구단 간부들은 대부분 볼티모어가 단장직을 제안할 경우 가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 단장은 구단 프런트의 수장이다. 메이저리그 팀을 식당에 비유한다면 감독은 주방장이고 단장은 식당의 총지배인인 셈이다. 그런 알짜배기 자리를 제안하고도 퇴짜를 맞는다면 이는 분명 무언가 잘못된 일이다.

일반적인 배경으로는 팀 장래가 당분간은 밝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같은 디비전에 속해 있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상대적으로 강한 프런트에 든든한 마이너리그 배경을 갖고 있는 반면 볼티모어 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거기에 피터 안젤로스 구단주의 참견이 심해 단장이 소신껏 일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ESPN'은 거기에 한 거지를 더했다. 바로 감독 벅 쇼월터다. 까다로운 완벽주의자로 꼽히는 그는 현재 구단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단장 인터뷰를 할 때에도 안젤로스 구단주와 함께 참석했다.

결국 단장 후보들 사이에선 구단주의 간섭에 감독이 단장 이상의 권한을 휘두르는 구단으로 가봐야 경력에 오점만 남길 뿐 다른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퍼질 수 밖에 없다.

그럼 볼티모어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는 일단 쇼월터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 구단 사장으로 옮긴 뒤 스스로 감독과 단장을 뽑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시즌 후반 쇼월터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잠시 반짝했던 볼티모어는 올해는 역시 69승93패의 전적으로 디비전 꼴찌를 면치 못했다.

단장 감투를 줘도 싫다는 구단이 돼버린 볼티모어가 짧은 시간 안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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