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FA 시장이 곧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오는 5일 FA 자격 선수들을 공시하고, 공시된 선수들은 8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FA를 신청한 선수들은 10일부터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벌일 수 있다.
올 시즌 FA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들이 많다. 거물 월척급은 물론 준척급 선수들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2년 동안 해외진출 선수를 제외하고는 팀을 옮긴 사례가 없었던 FA 시장이 올 시즌에는 어떻게 요동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월척급 중에서는 해외에서 복귀하는 이승엽과 김태균이 있다. 이승엽은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 한국 복귀 의사를 밝혔으며, 김태균은 일본 진출 2년째이던 올 시즌 도중 지바 롯데에서 퇴단했다.
사실 두 선수는 친정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김태균의 경우 한화의 훈련 캠프에 합류하는 등 한화에 재입단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돼 있고, 이승엽도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는 것이 유력하다.
이적 가능성이 있는 월척급 FA는 롯데의 '빅보이' 이대호다. 이대호는 진작부터 일본 구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특히 오릭스가 이대호의 영입에 2년간 75억원의 실탄을 준비했다는 구체적인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이승엽을 떠나보낸 오릭스로서는 이대호를 영입해 우타 거포 전력 보강과 함께 한국 마케팅을 이어갈 수도 있어 이대호의 오릭스 입단 가능성은 적지 않은 편이다. 또 이대호이기에 거포 갈증을 느끼는 팀들이 과감한 베팅을 할 수도 있다.
SK 잠수함투수 정대현도 월척급 FA 선수라 할 수 있다. 풍부한 경력에 마무리투수는 물론 중간계투 요원으로도 쓰임새가 많다. 확실한 마무리투수를 보유하지 못한 팀들이 욕심내볼 만한 자원이다.
준척급 선수들도 풍성하다. 이승호(37번 SK), 정재훈(두산), 임경완(롯데), 이상열(LG) 등이 나오는 투수 쪽과 진갑용(삼성), 조인성(LG), 신경현(한화), 강귀태(넥센) 등이 자격을 얻는 포수 쪽 자원이 많은 상황. 이택근(LG), 강봉규, 신명철(이상 삼성), 김동주(두산), 조성환(롯데) 등 내·외야수 중에서도 즉시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FA 시장에는 바뀐 제도가 처음으로 적용된다. 먼저 대졸 출신 선수들은 FA 취득 연한이 9년에서 8년으로 줄어들었다. 당장 이택근, 조성환, 정재훈, 이승호가 이 헤택을 보며 FA 자격을 얻는다. 또한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보상 선수 및 보상금 규정도 어느 정도 완화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월 열린 이사회를 통해 FA 보상규정에 칼을 댔다. 첫째로 보호선수 숫자를 기존 18명에서 20명으로 확대했다. FA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지난해에 비해 2명의 선수를 더 보호선수의 틀에 묶을 수 있게 됐다. 둘째로 보상금 기준도 낮췄다. 선수 1명+전년도 연봉의 3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450%였던 보상 규정이 선수 1명+전년도 연봉의 2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2년간 FA 시장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 2009년 장성호(당시 KIA), 김상훈(KIA), 박재홍(SK), 최기문(롯데), 박한이(삼성), 강동우,이범호,김태균(이상 한화)이 자격을 얻었지만 일본에 진출한 이범호와 김태균을 제외하고는 모두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었다. 2010년에도 배영수(삼성), 박용택(LG)은 원 소속팀에 잔류했고 이도형과 최영필(이상 한화)은 FA 선언을 하고도 원하는 팀을 찾지 못해 아예 유니폼을 벗었다.
완화된 보상 규정, 넘치는 매물. 그만큼 올 시즌 FA 시장은 팀을 옮기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제 곧 막이 오르는 FA 시장에 야구팬들의 뜨거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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