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 '삼성 정상 등극', 장원삼이 이끌었다

[권기범기자] 좌완 장원삼이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V1'을 견인했다. 류중일 감독은 불펜총력전을 선언하면서 끊어가는 투수운용까지 감안했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장원삼은 29일 밤 대만 타이중경기장서 열린 '2011 아시아시리즈'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서 선발등판해 6.1이닝(100구)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포효했다.

이날 삼성은 5-3으로 승리하며 한국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5회초 단숨에 5점을 뽑아낸 화력의 집중력이 빛났다. 8회말 오승환이 흘려 2실점(권혁의 자책점)하는 등 소프트뱅크의 추격세에 진땀을 흘렸지만 끝내 승리를 일궈냈다.

예선 2차전에서 소프트뱅크에게 0-9로 완패한 터라 삼성으로서는 설욕 측면에서도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중요한 일전. 그 속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한 이가 바로 장원삼이었다.

용병 2명에 차우찬과 윤성환까지 빠지면서 장원삼은 아시아시리즈서는 홀로 남은 선발투수였다. 그래서 이날 그의 책임은 무엇보다 막중했다. 게다가 주전포수 진갑용마저 부상으로 인해 빠지면서 장원삼은 백업 이정식과 배터리를 이뤄야했다.

부담 속에 등판했지만 그의 구위는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의 타선을 압도했다.

선발로 등판해 1회말 1사 후 혼다에게 볼넷 후 도루를 허용했고, 4번 마쓰다에게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는 등 초반 진땀을 흘리긴 했지만, 장원삼은 이 위기를 최소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완벽히 살아났다.

2회말 삼자범퇴, 3회말 선두타자 호소카와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솎아낸 장원삼은 4회말과 5회말에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마쳤다. 6회말 역시 2사 후 우치카와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마쓰다를 삼진 처리하면서 최고의 피칭을 이어갔다.

이후 장원삼은 7회말 2안타를 내주면서 1사 1, 2루 위기를 맞고 교체됐지만, 5-1, 4점차 리드에서 불펜의 위용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없었다. 실제로 구원등판한 정현욱은 이마미야(1루파울플라이)와 호소카와(중견수 플라이)를 손쉽게 잡아내고 장원삼의 호투를 충실히 뒷받침했다.

모든 것을 쏟아부여야 하는 결승전에서 장원삼은 안정된 피칭으로 자기 몫 이상을 충분히 소화해줬다. 발바른 테이블세터 가와사키와 혼다를 봉쇄한 덕에 소프트뱅크의 발야구를 억제할 수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런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대견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