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더블 스쿼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K리그 정상권 팀의 한 프런트는 전북 현대의 꽉 찬 선수단을 볼 때마다 부럽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강희 감독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잘난 선수들을 한데 묶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더블 스쿼드라는, 누군가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최 감독이 지난 2005년 부임 이후 7년 동안 흔들림 없이 정착시켰다는 뜻이다.
그의 말대로 올 시즌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 감독은 이를 만든 최고의 지휘자였다
2005년 여름 부임한 최 감독은 FA컵(200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006년), 정규리그 우승(2009년)을 차례로 차지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K리그 두 번째 우승으로 전북을 신흥 명문으로 우뚝 세웠다.
내용도 좋았다. 2006년 아시아 정상 정복 당시 K리그에서는 14개팀 중 11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성적이 모두 정상권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 9월18일에는 K리그 통산 100승 달성에 성공했다. 오직 전북에서만 이뤄낸 기록으로 김정남, 김호, 차경복, 차범근 전 감독에 이어 다섯 번째 100승 돌파 감독이 됐다. 전북의 브랜드가 더 고급화한 지표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재활공장장', '강희대제, '봉동이장' 등 다양한 별명이 있다. 이 중 '재할공장장'은 최 감독의 지도 능력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말이다. 다른 팀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했거나 기량이 떨어진 선수들을 불러모아 정상 기량으로 이끌었다. 2008 시즌 종료 후 성남 일화에서 쫓겨나 전북의 일원이 된 이동국과 김상식이 그랬다. 수원에서 퇴출당했던 루이스도 전북에서 보석이 됐다.
K리그 전반에 공격 축구에 대한 인식도 확산시켰다. 성적과 내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선수들에게는 믿음을, 팬들에게는 만족을 선사했다. 올 시즌 전북의 경기당 2.23골이 이를 증명한다. 실패한 경기가 있어도 절대 선수를 질책하지 않았다.
성적을 내니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투자도 뒤따랐다. 내년 말에는 최신식 클럽하우스가 준공된다. 최 감독의 일관된 지도력이 내외부의 환경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래도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욕심 많은 최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전주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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