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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결산]내가 제일 잘나가…세계선수권서 명예회복 박태환


[한상숙기자] "나는 아직 톱클래스가 아니다."

박태환(22, 단국대)은 지난 1월 열린 기자회견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세계 수준에서 봤을 때 난 아직 톱클래스의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7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앞둔 박태환의 결연한 의지 표시였다.

세계선수권은 박태환에게 좌절을 안긴 안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서 당당히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서 200m와 400m, 1천500m 등 출전 전 종목 예선 탈락의 실패를 맛봤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위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부활을 알린 박태환은 2011년을 맞으며 목표를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로 정조준했다. 그동안 단거리와 장거리를 모두 소화했던 박태환은 자유형 1천500m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천500m에 투자할 시간과 열정을 200m에 쏟는다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구력 훈련을 요하는 1천500m 대신 200m와 400m를 주종목으로 택해 집중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세계선수권대회 필승 의지를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세계선수권에 대비한 호주 전지훈련이 한창일 당시 '라이벌'인 중국 쑨양의 기록 경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쑨양은 4월 5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중국춘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48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환이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 3분41초53보다 0.05초 앞선 기록이다. 아시안게임 당시 박태환에 밀려 3분42초47로 은메달에 머물렀던 쑨양이 5개월만에 박태환의 기록을 앞지른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의연했다. 박태환은 "쑨양의 기록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자극이 돼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내 목표는 쑨양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 세계 기록 경신이다"고 경쟁상대를 의식하기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한 달 앞두고 치른 대회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해 전망을 밝혔다. 6월 미국 산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대회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 400m서 모두 우승해 대회 3관왕에 오른 것. 특히 자유형 100m서는 48초92를 기록해 처음으로 '수영황제' 펠프스(49초61)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7월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은 마침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0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완벽하게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결승서는 1번 레인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쑨양과 파울 비더만(독일)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레이스를 펼쳐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 수확이었다. 2년 전 로마 대회의 좌절을 말끔하게 씻는 값진 금메달이었다.

박태환은 현재 호주 전지훈련과 지역 대회 출전 등을 이어가며 컨디션 유지와 기량 점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의 목표는 여전히 세계 신기록 경신이다.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한 박태환은 이제 올림픽 2연패를 향해 물살을 가른다. 해가 바뀌고 2012년이 밝으면 런던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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