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시즌 K리그 최고의 흥행물은 전북 현대의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특징 없던 K리그에 신선한 브랜드가 된 닥공은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전북은 연말 K리그 대상에서 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등 주요 부문의 상을 독차지했다.
올해 전북의 닥공은 김정우라는 새로운 엔진의 추가로 더 강력해졌다. 중앙 미드필더가 원 포지션인 김정우는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며 15골을 넣는 등 공격력까지 장착해 전북의 2연속 우승 도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북은 김상식, 정훈, 손승준, 황보원 등을 중앙 미드필더로 세웠다. 김상식은 풍부한 경기 경험과 여우같은 경기 운영이 장점이지만 노장 축에 속하는 나이와 체력으로 22경기 소화에 그쳤다. 정훈은 왕성한 활동력과 대인마크가 일품이지만 공수 조율은 미흡했고, 손승준은 수비력은 일품이었지만 종종 위험한 파울로 세트피스 기회를 내주는 등 각자 장단점이 뚜렷했다.
당연히 미드필드 보강은 닥공 축구의 숙제였다. 결국, 김정우를 데려오면서 전북은 미완으로 남은 취약 포지션 보강에 성공했다. 김정우의 공수 조율 능력이 상대를 쉼 없이 두들기는 공격에는 최적일 수 있다.
올해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으며 팀을 떠났지만 그의 스타일을 물려받은 이흥실 감독대행이 흔들림없이 팀 운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 루이스, 에닝요, 이승현, 서정진, 김동찬 등 기존의 공격진이 건재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경기수가 늘어난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병행, 그리고 최강희호 출범으로 A대표에 더 많은 선수가 차출될 변수 등을 고려하면 다소 버거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닥공 축구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시도되는 스플릿 시스템의 도입은 전술적인 보수화를 이끌 수도 있다. K리그는 올 시즌 44경기를 소화한다. 이 중 시즌 후반 14경기는 1~8위, 9위~16위로 나눠 리그를 치러 우승과 강등을 정한다. 승점 3점의 소중함이 커지는 만큼 지키는 축구의 강세가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철퇴'축구로 대표되는 울산 현대에 시선이 쏠린다. 울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최소실점 1위(29실점)를 기록하며 6위에 턱걸이했지만 챔피언십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앞세워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수비가 기본이 되는 울산의 효율성 추구 축구는 전북에 큰 위협이다. 더군다나 울산은 측면 공격수 이근호와 김승용을 영입해 스피드까지 보강했다. 역습 전개 능력이 더욱 업그레이드되면서 한결 수비가 편안해지는 효과도 얻었다.
전력 약화가 거의 없는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포항은 지쿠와 조란 등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공수의 약점을 메웠다.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는데다 다른 팀으로 임대 보냈던 김현성, 정승용 등이 성장해 돌아와 충분히 상위권을 노려볼 수 있다.
'신태용 매직'으로 대표되는 성남 일화나 코칭스태프 전원을 1999 시즌 전관왕을 이끌 당시 멤버로 구성한 수원 삼성의 부활도 관심사다. 이들 외에도 꼴찌권 전력에서 튼실한 알짜 선수 보강으로 반전을 노리는 강원FC나 대전 시티즌도 판을 흔들어놓을 복병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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