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4번타자 전쟁이 막을 올렸다. 경쟁자는 '빅보이' 이대호(30)와 일본의 '차세대 거포' T-오카다(24)다.
'스포츠닛폰'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9일 T-오카다가 4번타자 자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는 곧 이대호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T-오카다는 지난해까지 팀의 4번타자로 활약했던 선수.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 자리가 위태해졌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꼽히던 이대호가 팀 메이트가 됐기 때문이다. 오카다 아키노부(55) 감독은 한국에서 열린 이대호의 입단식에서 "이대호가 4번을 맡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카다 감독의 말은 T-오카다를 자극했다. 2010년 33개의 홈런으로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T-오카다였다. 지난해 16홈런에 그쳤지만 여전히 팀내 가장 파괴력 있는 선수다. 한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아직 일본 무대에서 검증을 마치지 않은 이대호에게 4번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T-오카다는 "4번에서 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며 "그러기 위해 결과로 내보이겠다"고 4번 탈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라면 개막전 오릭스의 4번타자는 이대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카다 감독의 발언도 하나의 이유지만 전력 타순 구성 면에서도 이대호가 4번에 배치되는 것이 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릭스는 T-오카다, 고토 미쓰타카, 이승엽 등 세 명의 좌타자가 4~6번 타순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이대호가 4번에 자리하게 되면 3번 고토(좌)-4번 이대호(우)-5번 T-오카다(좌)-6번 발디리스(우) 등 상대편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일명 '지그재그 타선'을 완성할 수 있다.
T-오카다의 발언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등을 통해 이대호 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드러내 보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대호와 T-오카다가 벌일 선의의 경쟁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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